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21 조회수349 추천수4 반대(0)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은 상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듯이,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듯이, 강물은 흘러서 바다로 가듯이 그렇게 순리가 있습니다. 사람은 욕심이 있어서 아직 뿌리 내리지 못한 모를 끌어 올리려하고,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서도 사람을 더 받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그렇게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보면 비웃었습니다. 욕심이 지나친 사람들을 보면 무시하거나 경멸했습니다.

며칠 전에 저는 그런 비상식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수련장은 한번에 300명 이상은 받기가 어렵습니다. 식사, 숙박, 편의 시설들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적은 인원이라고 해도, 한 번에 여러 팀을 받으면 운영에 지장이 있습니다. 강당과 식당의 이용시간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욕심 때문에 200명의 교우들을 가족캠프로 받았으면서도 3시간이 겹쳐지도록 700명의 교우들을 받았습니다. 마침 비는 내리고, 1000여명이 함께 수련장에 있었으니, 먼저 와서 가족캠프를 마무리 하려던 성당은 분위기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가족캠프에 오신 신부님께 사과를 드렸고, 수련장 사용료도 인하해서 받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지금 생각해도 미안하고, 죄송한 일이었습니다. 공자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담아봅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적을 올리고, 상급을 받고, 첫째가 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을 하기 힘들고,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슬퍼하는 사람, 외로운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능력과 실적을 따지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꼴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과유불급’의 또 다른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신앙은, 영원한 생명은 지나침이 아닌, 수동의 영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성모님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성모님의 이 말씀이 구세사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하지만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하느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욥 성인도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감사드렸다면, 하느님께서 나쁜 것을 주신다고 해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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