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가 서 있는 자리는/신앙의 해[18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21 조회수355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솔뫼] 소나무 숲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으로 남북통일을 이룬 아브라함 링컨이 구두를 닦고 있었다.
이를 본 젊은 비서가 송구스러워하며 말했단다. “각하께서 직접 구두를 닦으시다니.
아니 됩니다. 저희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웃으며 대답했다. “자기가 자기
구두를 닦는데 그것이 뭐 그리 잘못된 건가요? 모든 일에는 어디 귀천이! 그리고
대통령이 구두 닦는 것이 아니라 구두닦이가 대통령이 된 것이라오. 하하하!” 대통령은
즐겁게 자기 구두를 닦았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섬기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사는 사람은 아무리 미천한 일이라
할지라도 기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일을 수행하게 될 게다. 또한 이렇게
조그마하고 보잘것없는 일에 충실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큰사람이리라.
 

‘그들은 카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하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자리에 앉으셔서 열두 제자를 불러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0-37)’
 

예수님은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진정으로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되려면 낮은 자리를
사랑해야 할 게다. 예수님도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만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사람이
되셨고,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자신을 낮추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높은 이로 들어 높이셨다.
 

유다인들은 종교 집회 때 서열에 따라 자리 배치가 달랐다나. 그러기에 ‘누가
높은가?’는 중요한 일이었으리라. 예수님의 제자들도 이런 사실을 알았으리라.
누가 ‘큰사람’인지 그들은 ‘그 일’로 티격태격했다. ‘높은 사람’이라하면 먼저 자리를
연상한다. 높은 자리에 앉아야만 ‘높은 사람’이라는 생각일 게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높여 주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시대이다. 어떤 자리에 앉든 ‘그 자리에 합당한 사람’이
크고 높은 사람이다. 하느님 앞에 ‘큰 것’은 없다. 작은 것은 물론.
모두가 같다.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의 구분은 세상의 기준이리라.
굳이 서열을 찾는다면 ‘주님 말씀대로 사는 사람’이 가장 큰 사람이다.
 

맹사성은 조선 시대의 학자이다. 나이 열아홉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 살에 군수가
되었다. 젊은 그는 나이 많은 선비를 찾아가 묻었다. “어른께서는 군수로서 삼아야 할
좌우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건 어렵지 않소이다.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는 일입니다.” “그거라면 삼척동자도 아는 이치 아니오. 먼 길을 온 제게 고작 그 말을 하시다니요?” 맹사성은 거만하게 일어서려 했다. 그러자 선비는 차 한 잔을 빌미로 붙잡았다. 그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차를 따르면서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그런데 선비는 찻물이 넘치는데도 자꾸만 찻잔에 차를 따른다.

“어르신,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지만 선비는 계속 넘치도록
따른다. 그리고는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쳐다보며 말한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어찌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모릅니까?” 많이 안다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 삶의 풍성함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싫어하면 하늘도 싫어할 게다. 사람들이 인정하면 하늘 역시 인정하리라. 세상은
겸손하고 섬기는 이를 좋아한다. 조금 안다고, 조금 자리가 높아졌다고 우월감에 젖는
건 정말 어리석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러한 실수를 계속한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참된 자녀들임을 깨닫기를 바라신다.
당신께서는 우리가 남들에게 인정받거나 출세하려고 더 이상 다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를 학수고대하신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라고 하시며 다른
이들, 특별히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기를 원하신다.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 이웃의 고통에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는 사람, 자신을 낮추어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참으로 당신의 제자라신다.

내 안에 아직도 남에 대한 우월 의식이 있다는 건 다른 이를 무시하며 사는 뜻일 게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을 짓밟고 올라가려는 습성이 있는 한, 우리는 아직도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것이리라. 내가 이룬 업적을 자랑하면서 자신을 높은
자리에 앉으려는 한 아직도 예수님을 모른다는 말일 게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라고 예수님은 가르치신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내가 서 있는 자리는 과연
어디일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