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8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28 조회수357 추천수5 반대(0)

어제 서울로 동창회를 다녀왔습니다. 돌아와서 키우는 개, 닭, 오리, 토끼를 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데, 닭들은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비를 좋아하는 것인지, 피할 곳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동물 가족들을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십자가, 조롱, 멸시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빌라도, 헤로데, 가야파에게 끌려갔었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는 조롱의 말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했던 군중들에게 예수님 대신에 바라바를 놔 주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은 모두 도망쳤고, 베드로는 3번이나 모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모든 것을 예수님께서는 묵묵히 받아들이셨습니다.

제가 모시던 본당 신부님 중에도 그런 분이 계셨습니다. 신자들이 잘못 알고 비난의 말을 하고, 교구청에 투서를 보냈지만 신부님께서는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받아들이셨습니다. 신부님께서 떠나신 후에 모든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신부님을 오해했던 신자들이 찾아가서 용서를 청했습니다. 하지만 신부님께서는 모든 것이 자신이 부덕해서 생긴 일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신자들을 위로하셨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입만 열면 거짓과 위선을 일삼는 이들이 있습니다. 곧 들통이 날 거짓말도 거침없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약간의 자존심만 상해도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는 사제도 있습니다. 강론 때 하는 말과 실제의 행동이 너무나 다른 사제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대화를 하자고 했습니다. 남쪽에서는 ‘남남갈등’을 부추긴다고 대화 제의를 거부합니다. 남한에서 대화를 하자고 했습니다. 북쪽에서는 대화의 ‘진정성’이 없다고 거부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북한, 남한의 당국자들은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남북한의 대화가 재개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조건이 없었습니다. 제자들이 배반을 했어도, 사람들이 조롱과 멸시를 했어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입니다.’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했습니다. 순간의 난처함을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내리는 비를 온 몸으로 맞고 있던 ‘수탉’이 제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자선을 베푸는 것입니다. 불의를 멀리하고 속죄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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