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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한 영혼의 가치는 무한하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6 조회수866 추천수10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예수 성심 대축일


<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


복음: 루카 15,3-7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 한 영혼의 가치는 무한하다 >

         독일의 유명한 작곡가 헨델의 일화 입니다. 어느 날 헨델이 길을 가다가 가발을 잃어버렸습니다. 당시에 가발은 매우 중요한 물건이었습니다. 한참동안 난처해하고 있을 때 한 아름다운 아가씨가 그의 가발을 찾아주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근처 이발관에서 일하는 아가씨였습니다. 그 후 헨델은 고마운 마음으로 그녀를 자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그녀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헨델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의 친필 악보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헨델은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헨델은 그 이발관에 다시 들렀습니다. 그 아가씨는 헨델이 온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발을 하러 온 한 손님의 머리를 만지고 있던 그녀는 무심코 다른 이발사에게 머리를 말게 악보 몇 장만 갖다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헨델은 조용히 이발관을 나왔고 그 후로 다시는 그 이발관에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미용사 자매는 헨델이란 사람이 자신을 평가해 주는 가치를 스스로 과소평가 해 버린 것이고, 그렇게 관계도 그녀가 원하는 대로 마감되게 된 것입니다.

 

본당에 있다 보니 숫자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냉담률, 미사참례율, 판공성사율 등이 숫자로 나오고 그렇게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왠지 한 사람이 그저 숫자 ‘1’로 표시되어 더해지기도 하고 빠지기도 하는 것이 썩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의 가치가 그 숫자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만약 그랬다면 예수님은 절대 99마리를 남겨두고 1마리를 찾아 나서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그 1마리가 99마리보다 더 소중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영혼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요?

 

무언가의 가치가 매우 커지면 더 이상 숫자로는 비교의 의미가 없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 영혼의 가치입니다. 내가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의 가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사랑해 준다고 하더라도 바꿀 수 없는 그런 가치로 변해버립니다. 예수님은 이 가치를 아시기에 당신의 생명을 치르시면서까지 우리를 구하시려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단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해서라도 다시 십자가를 지실 분이십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나를 사랑하시지 않으신다면 그분이 나에게 대한 사랑은 완전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한 영혼의 가치를 그저 많은 영혼 중 하나의 숫자로 보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치를 매겨주시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도 우리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 할 수 없게 만드시는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다말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곤 하던 화가가 있었습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았던 까닭이었지요. 쓰레기통에 내팽개쳐진 그림은 보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인생이었으며 버림받은 미운 오리새끼였습니다. 그런 날이면 화가는 자신이 미워 화실 구석에 앉아 오랜 시간 비탄과 실의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외면당한 인생, 미운 오리새끼를 모든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최상의 백조로 변화시킨 공로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였지요. 그녀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그 미완성의 꿈을 치우지 않고 정성스럽게 펴서 말없이 이젤 위에 놓아두곤 했습니다. 그러면 화가는 한참 그 그림을 주시하다가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다시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시킨 작품이 전원풍경’, ‘목욕하는 여인등입니다. 화가의 이름은 폴 세잔느. 하마터면 역사의 뒷전에서 유실될 뻔 한 작품이 그 가치를 인정해 준 아내의 말없는 격려와 사랑으로 지금까지 모든 이들의 가슴에 불후의 명작으로 남아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 한 영혼 한 영혼을 바라보시는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성자와도 같은 삶을 살았던 벨기에 국왕 보두엥(Baudouin, 1951-1993)에 대한 어떤 사람의 고백은 매우 감동적입니다.

국왕께서 당신을 바라보신다면 아마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낄 것입니다.”

이런 평가만으로 그의 삶을 잘 모를지라도 그가 얼마나 사람을 사랑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아흔아홉 마리 양을 놓고 한 마리를 찾아 나선다는 것은 한 사람의 영혼은 숫자로는 헤아려질 수 없는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자녀가 아직 몇 명 더 남아 있으니 한 명쯤은 사라져도 괜찮아라고 말할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이렇게 한 사람의 영혼을 모든 사람의 영혼을 합친 것보다 결코 작게 보지 않는 마음이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인 것입니다.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가 어느 날 길을 가고 있을 때 한 거지가 길을 막으며 구걸을 하였습니다. 톨스토이는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돈이 한 푼도 없었습니다. 그는 미안해하며 거지에게 말했습니다.

미안하구려, 형제여, 안타깝게도 지금 내겐 돈이 한 푼도 없소.”

그러자 거지가 허리를 구부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누구신지는 모르나, 당신은 제게 돈 이상의 귀한 것을 주셨습니다. 저를 형제라고 불러주신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분이 우리 가치를 알아주셔서 당신 생명을 바쳐가면서 우리를 살게 하신 그리스도라면, 우리도 그분의 성심을 본받아 내가 만나는 한 사람의 영혼도 무한한 가치가 있음을 드러내며 살아가도록 부르심 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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