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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 성심 대축일/ 사제 성화의 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7 조회수434 추천수7 반대(0)

오늘은 사제 성화의 날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사제성화의 날을 지내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동은 양의 냄새가 나야합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합니다.’ 사제성화의 날을 지내는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말씀입니다. 목동은 늘 양과 함께 있기 때문에 양의 냄새가 나야합니다. 그런 목동에게 양의 냄새가 나지 않고 늑대의 냄새가 난다면 거짓 목동입니다. 나쁜 목동입니다. 참된 목동이 아닙니다.

사제에게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지 않는다면 겉모습은 사제일지라도, 기능적으로는 사제일지라도 참된 사제가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어떻게 해야 날까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할 때, 병든 이들과 함께 할 때, 헐벗은 이들과 함께 할 때 그리스도의 향기가 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가난하고, 병들고, 헐벗은 이들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입니다.’

어제는 연수리에 있는 한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불교를 믿는 집이지만 제게 기도를 청했기 때문입니다. 형제님이 몸이 아파서 요양 차 가족들이 용문으로 내려왔습니다. 작은 인연으로 가정 방문을 하였고, 형제님을 위해서, 가족들을 위해서 기도를 드렸습니다. 자매님께서는 제게 아름다운 향기가 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씀이지만 사제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고, 보람된 말씀입니다.

수련장에서는 봉성체, 가정방문, 구역미사, 연도, 레지오 훈화, 구역모임과 같은 일들은 없습니다. 신자들과의 만남도 많지 않습니다. 본당 신부로 있을 때, 안동, 천안까지 연도를 다녀왔던 적이 있습니다. 신자들의 모든 모임에 빠짐없이 함께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좀 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좀 더 아픈 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좀 더 헐벗은 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면서 신자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도 묵묵히 주어진 사목에 충실한 신부님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매년 사제성화의 날에는 함께 모여서 강의를 듣기도하고, 기도를 하기도 하고, 도보 성지순례를 가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명동 성당에 모여서 강의를 듣고, 서소문 순교성지까지 도보 순례를 간다고 합니다. 1년에 한번 그런 행사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사제에게는 언제나 그리스도의 향기가 짙게 배어 나와야 하겠습니다. 예전에 신학교의 산책로에 있었던 글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입니다. 이것은 또한 그리스도께서 바라는 사제상이기도 합니다.

1. 침묵 속에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제
2. 기도하는 사제
3. 힘없고 약한 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나누며 사회 정의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제
4. 검소하며 물질에 신경을 안 쓰며 공금에 명확한 사제
5. 청소년과 친하게 대화를 나누며 교리 교육에 힘쓰는 사제
6. 겸손하며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며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제
7. 웃어른에게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말이나 행동에 예의 차릴 줄 아는 사제
8. 사리에 맞지 않는 독선을 피우지 않으며 평신도와 함께 본당을 이끌어 가는 사제
9. 교구장 및 장상에게 순명하며 동료 사제들과 원만한 사제
10. 신도들에게 알맞은 강론을 성실히 하는 사제
11. 미사성제와 성사 집행을 경건하고 예절답게 하는 사제
12. 고해성사를 성심껏 주는 사제
13. 친한 교우에게만 매여 그 사람들의 말만 들으려 하지 않고 소신껏 일하는 사제
14. 후배 사제 양성에 마음 쓰며 생활하는 사제
15. 죽기까지 사제 생활에 충실한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한국의 모든 성인들이여!
이 땅의 사제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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