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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분께 우리 자신을/신앙의 해[198]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7 조회수383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풍수원] 성당 외부

예수 성심 대축일은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며 그 마음을 본받고자 하는
날이다. 이 대축일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다음 금요일에 지내는데,
이는 예수 성심이 성체성사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중세 때부터 시작하여 점점 보편화되었다.
1856년 비오 9세 교황 때 전례력에 도입되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한국 교회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해마다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낸다. 
 

이날은 사제들이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 선포의 직무를 더욱 충실히 수행하는 가운데
성덕을 쌓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또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사제직의 존귀함을 깨닫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날이기도 하다. 성화는 예수 성심을 닮는 일로
기도 없이, 은총 없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제만이 아니라
우리 모든 신앙인이 성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노력하자.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루카 15,3-7)’
 

예수님은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되찾고 기뻐하는 목자에 대해 말씀하신다.
당시에는 양들을 마을 공동으로 키우며 서너 명이 관리했기에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놓아두고, 잃어버린 그 한 마리를 찾아 떠날 수가 있었다.
사실 유다 지방에서 양이 길을 잃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곳의 목초지는 마치 좁고
길게 뻗친 고원 지대인데, 건기에는 이런 곳에서 양들이 풀을 뜯어 먹었다.
그러니 양들이 이곳을 돌아다니다 벼랑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었던 게다.

잃었던 내 양을 찾은 목자의 기쁨마냥 죄인들의 회개에 하느님께서 이토록 기뻐하시는
모습 뒤에는 하느님께서 느끼시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음을 알아야 할 게다.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우리 사이가 갈라지기에. 이는 마치 이산가족이 상봉할 때
흘리는 뜨거운 기쁨의 눈물 뒤에는 그동안 서로 만날 수 없었던 이별의 슬픔이
담겨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리라. 우리의 회개에 기뻐하시는 그분의 모습에서
우리의 죄로 슬퍼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함께 떠올려 보자.
 

착한 목자이신 그분께서는 길 잃은 양을 결코 버려두시지 않으신다. 우리는 이미
그분의 양 떼이고 백성이다. 우리는 언제나 하느님 그분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약한 인생이다. 우리는 그분의 음성을 듣고도 자꾸만 멀리 도망치려는 못된 마음을
가진 길을 잃고 헤매는 죄인임을 잘 안다. 아니 어쩌면,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잘 안다면서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어리석고 교만하고 형편없는 인생들일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하느님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분의 그늘에서 늘 벗어나려 하거나, 그분위에 군림하려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예수님은 그러한 우리를 위해 모욕의 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기꺼이 당신
십자가를 지셨다. 아무 죄도 없으신 분께서 우리 죄에 그토록 황당한 일을 당하셨다.
억울함이야 예수님보다 더한 이는 세상에 없을 게다. 그런데도 그분께서는 불평
한마디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를 두둔해 주신다. 그게 주님의 마음이다. 우리는
그러한 그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닮아 세상에 그분의 사랑을 증언하는 삶을 살자.
그분의 거룩하신 마음을 기억하며 자신의 십자가로 예수님을 따르기로 맹세하자. 
 

예수 성심 대축일인은 ‘사제 성화의 날’이다. 예수 성심을 닮는 일은 기도 없이,
은총 없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제만이 아니라 우리 모든 신앙인이 성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분의 뜻을 기리자.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으로 그분의 사랑을 받는 이다. 이는 우리가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비록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죄인이지만, 예수님은 끝없이 우리를 사랑하신다.
이러한 사랑을 베푸시는 그분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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