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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신앙의 해[201]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0 조회수474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천호] 피정의 집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은 이렇게 가르치셨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이어서 예수님은 결론적으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
 

예수님은 갈릴래아의 한 산 위에서 인류를 위해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이렇게 대헌장을 반포하신다. 인간의 참된 행복에 관한 선언이다.
이 선언은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현존하게 한다.
하느님의 정의는 뺏고 빼앗기는 재력과 억누르고 억압당하는 권력에 바탕을 둔
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불필요한 것으로 여긴다.
이 정의는 이러한 불의한 사회 구조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삶을 위한 정의이니까.

이 땅에서 하느님의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우선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불의한 사회가 만들어 내는 물질적, 권력적 가치들을 배격하고,
주님께서 주시는 가치들만이 인간을 참된 행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믿음과 열망으로 가득한 사람들이다. 그 가치는 곧 진리이고,
진리만이 세상을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하니까.

세상이나 인간이 만들어 내는 기쁨과 행복은 있다가도 없고, 얻었다가도 잃어버릴 수
있는 허망한 것이다. 그러나 그분께서 주시는 기쁨과 행복은 세상이 주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깊고도 고요하며, 그 누구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는 거다. 그분께서
주시는 참 행복의 대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 세상은 그를 외면하거나 박해할 게다.
그러나 그분을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은 참 기쁨과 참 행복을 얻기에,
박해 따위는 두렵지 않다. 순교자들의 신앙 정신은 참으로 위대하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참 행복의 첫 번째 조건은 ‘마음의 가난’이었다.
욕심 없는 마음일 게다. 하지만 욕심 없는 마음이라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행복에도 어느 정도의 욕심은 필요하다. 그러므로 가난한 마음은 ‘자유로운 마음’이다.
돈과 물질에 얽매이지 않는 마음이다. 사상이나 이념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명예와 권력에도 붙잡히지 말아야 한다. 지난날의 실수와 잘못에서도
홀가분해야 한다. 한순간이라도 이러한 마음이 되면 ‘가난한 마음’은 깨달아지리라.

또한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가난은 무소유가 아니다. 가난을 위하여
‘아무것도 가지지 말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많은 것을 소유’하게 할 게다.
그러나 집착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재산과 물질을 소유하되 그것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 살지만 누구에게도 매이지 말라는 당부이다.
그러한 사람이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이니까.

가난한 마음이기에 채워 주신다. 자유로운 마음이기에 그분께서 함께하신다.
그분께서 채워 주시고 그분의 힘이 떠나지 않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 리 있겠는가?
‘가난한 마음’이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 그러한 마음에 예수님께서 함께하시기에
행복한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가 가다듬어야 할 마음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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