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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율법의 근본정신은 사랑/신앙의 해[203]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2 조회수545 추천수2 반대(0) 신고


                                                                           그림 : [천호] 성모 동산

요즘 세간에서는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는 말을 너무나 쉽게,
또 많이 한다. 그러나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그것을 무너뜨리고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법이라고 무조건 지켜야 하는 건 아닐 게다. 악법이나 정의에
어긋나는 법은 폐기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법은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법은 약하고 억울하고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고 살리는 역할을 하니까.
 

그런데 법이 그런 사람을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강자의 편에 서 있다면,
그건 법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며, 그러한 법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그래서 법조인들은 언제나 평형감각을 유지하고, 중용의 덕으로 법의 잣대를
마련해야 할 게다. 그렇지 않으면 법은 독재자들과 강자들의 전유물이 되어
흉기로 돌변하고, 약자들을 더욱 억누르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니까. 
 

역사적으로 폭군들과 독재적 지도자들은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이야기하면서
사리사욕만 채우고, 자리를 보전해 왔다. 예수님은 경직된 무서운 율법을
자애로운 사랑의 율법,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법으로 완성하시겠다고 하신다.
이는 율법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키실 뿐 아니라,
당신 자비의 은총으로 사람을 돌보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마태 5,17-18)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소유와 능력에 달려 있지 않을 게다.
이웃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고 가엾은 마음을 지닌다면 어떠한 처지와 여건에서도
이웃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사랑을 베풀 대상과 기회는 참으로 많다.
작은 일에 충실한 이런 사람이 반드시 큰일에도 그러할 수 있으리라.
 

예수님은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라고 하신다. 율법에 충실한 게 하느님께
충실한 것일 테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법을 그 법을 운용하는 자의 그릇된 판단으로
율법의 그 본래의 의미가 많이 왜곡된 게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랑 정신을 저버리는 율법을 완전 무시하고 없애 버린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오히려 불완전한 모세의 율법을 그분께서는 완성하러 오셨다는 거다.

예수님은 ‘하지 말라는 법’을 이렇게 ‘하라는 법’으로 바꾸셨다. ‘소극적인 법’을
‘적극적인 법’으로 전환시키셨다. 누구도 율법에 관해 ‘쓴 소리’를 할 수 없었지만
그분은 당신의 뜻을 정확히 펼치신 것이다. 당연히 율법 학자들은 경악했다.
언제 또 무슨 말씀을 하실지 불안해한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율법은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다.
예수님께서 법 조항을 염두에 두신 것은 아니다. 조문 내용의 숫자나 글자가
그분의 관심사가 될 수는 없었다. 그분의 관심은 ‘율법의 근본정신’에 있었다.
그분께서는 ‘한 자 한 획’이 아니라 율법 전체에 변화를 주고자 하셨던 게다.

십계명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당연히 율법도 쉬워야 하리라.
일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면 ‘주님의 법’이라 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라고 선언하신다.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겠다는 말씀이다.

무엇이든 겉모습에 매달리면 본질을 망각할 게다. 율법의 근본정신은 사랑이었다.
우주와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행위’가 율법으로 나타났던 것 아닐까?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언제라도 ‘사랑의 개념’을 우선시하며 살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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