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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박한 질그릇 같은 우리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3 조회수615 추천수12 반대(0) 신고



투박한 질그릇 같은 우리

 

우리 인간 존재를 질그릇에 비유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에 참으로 공감이 갑니다.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그 엄청난 힘은 하느님의 것으로, 우리에게서 나오는 힘이 아님을 보여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습니다.”(코린토 247-9)

 

제 자신의 지난 삶을 곰곰이 돌아보니 인간이란 존재가 참으로 나약하기 그지없습니다. 이 땅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이상 쉼 없이 흔들립니다.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며 방황을 거듭합니다. 그 와중에 수시로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며 죄에 떨어집니다. 마음으로는 만리장성이라도 쌓을 기세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강한 척 하고 대단한 척 하지만 뒤돌아서서 눈물 흘립니다. 너무나 쉽게 상처입고 쉽게 허물어집니다. 그야말로 여기 저기 상처로 가득한 볼품없는 하나의 질그릇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투박한 질그릇 같은 우리지만 이 보잘 것 없는 그릇을 하느님 현존으로 채울 때, 예수 그리스도 사랑의 빛으로 채울 때 우리는 이 세상 그 어떤 예술품보다도 영롱한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필요한 노력 한 가지가 생기는군요. 바라볼수록 금가고 물새는 투박한 질그릇 같은 우리들 인생이지만 따뜻하고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력입니다.

 

우리 홀로는 비참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 삶을 관통하실 때 우리는 위대해집니다. 우리 홀로 걷는 인생길은 두렵고 떨리지만 그분께서 동행하시니 한없이 든든합니다.

 

관건은 우리 안에 채워진 사랑이신 하느님의 현존과 예수 그리스도 은총의 빛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머무는가,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내면이 로 가득 찰 때 하느님의 성령께서 머물 공간은 조금도 없습니다. 나라는 질그릇이 별로 의미 없는 잡동사니들, 크게 영양가 없는 내용물로 빼곡하다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굳건히 현존하실 자리가 사라지게 됩니다.

 

질그릇 같은 우리 각자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역동적으로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 매일 나 자신을 비워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늘 내 안에 머물려는 타성들, 불순물들을 제거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비록 내가 성덕의 정상에 도달했다 할지라고 거기에 자만하지 말고 또 다시 겸손하게 내 안에 주님의 자리를 마련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내 안에서 점점 나는 작아지고 주님의 공간이 커져가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될 때 우라는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을 것입니다.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을 것입니다,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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