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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6/14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4 조회수630 추천수10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6월14일 연중 제10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마태오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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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이야기 하고 싶다.
인간은 분명 동물에 속한다.
이 말은 여느 동물들처럼 본능적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본능이란 의지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계가 아닌 몸이 요구하는 세계이다.
이성(理性)과 교육을 통해, 윤리적 사고와 판단을 하려는 노력과 그에 대한 성과는
분명 여타 동물과 다르지만, 그로 인해 본능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안에 있는 본능이라는 녀석의 모습은 다양하다.
그리고 본능이 옳지 않은 것임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본능이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악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통제되고 억제되도록 요구되는 것이 우리의 사회이다.

옳지 않은 본능을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는 힘은 양심에서 나오는 정신과 의지이다.
오늘 복음에 간음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피곤한 단어이다.
최소한 움직일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는 남녀라면 성적 본능도 활발해진다.
이 자체를 죄악시 해서는 안 된다.

사제로서 남녀문제나 부부문제에 대해 고해를 듣거나 상담을 하다 보면 답답하고 아플 때가 너무 많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애매할 때도 부지기수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옳지 않은 본능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통제력은 건강한 마음을 갖는 일이다.
성을 상품화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본능적 유혹에 앞서 건강한 마음으로 짓밟히고 있는 인격들을 보아야 한다.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고 있다는 것은 인격이나 존엄성을 보지 않고 물건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늘 읽혀진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말하고 있다.
“우리는 보물을 질그릇 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코린토2서4,7)

여기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질그릇이란 무엇인가?
흙으로 빚어 구워 만든 그릇을 뜻한다.
잘 다루지 못하면 쉽게 깨지는 그릇이다.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질그릇 같은 존재로 살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 안에 하느님께서는 보물을 넣어주셨다.
그 보물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 질그릇을 잘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당의 한 자매의 남편이 도자기 예술가이다.
그분의 전시회에 초대받아 가본 적이 있다.
그분이 빚은 작품들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 있어 부탁을 하게 되었다.
성작과 성합을 도자기로 만들어달라고 말이다.
대부분의 미사에서 나는 금으로 도금한 성작과 성합을 사용하지 않고,
그분이 만들어준 도자기로 된 것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질그릇 같은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얼마나 쉽게 깨지고 부숴질 수 있는 우리라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그렇다.
우리에게는 예수님께서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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