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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6/15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5 조회수372 추천수6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6월15일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아예 맹세하지 마라.” (마태오5,33)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마태오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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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約束)과 맹세(盟誓맹서)의 차이는 무엇일까?
둘 다 ‘하기로 한 것에 대해 지키겠다’는 다짐인 것은 똑같은데 맹세라는 말이 좀 더 강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리고 약속이란 어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서로가 열어놓은 단어처럼 보이고,
맹세는 어겨서는 안될 것 같은 좀 더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약속은 빈번히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이고, 맹세는 좀처럼 쓰지 않는 듯 하기도 하다.

하지만, 약속이라는 말의 한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살펴보면,
‘묶일 約’자와 ‘묶일 束’자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약속이라는 말 역시 지켜야 한다는 것에는 맹세와 같은 무게를 두고 있다고 봄이 옳다.
둘 다 입을 통해 나왔으면 지켜야 한다는 무의식적 동의가 우리 안에는 존재한다.

그래서 오늘 묵상은 ‘약속’이라는 말을 생각해보면서
복음구절에 나온 ‘맹세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이해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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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참 많은 약속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약속할 것을 요구 받으며 살기도 한다.
때로는 그 약속이 못미더워 문서화시키기도 하고 그 문서는 법적 효력과 강제력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약속은 신뢰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약속이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삶의 방식 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우리의 약해질 수 있는 의지에 대하여 이미 간파하고 계셨을 것이다.
절대로 당신을 떠나지 않겠다는 베드로의 호언장담에 대해서도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것을 아셨다.
그러고 보니, 스스로에게 한 마음의 약속뿐만 아니라, 내 입을 통해서 뱉어낸 많은 약속들조차도
지키지 못한 것들이 제법 많이 있음을 인정한다.
우리는 하느님께 드린 약속, 결혼 때 한 부부간의 약속, 사랑하는 이들에게 한 약속,
친구들에게 한 약속, 스스로 자신에게 한 약속에 얼마나 책임을 지며 살아왔을까?
약속은 신뢰의 기준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

물론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데에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사실이다.

왜 예수님께서는 맹세를 하지 말라 하셨을까?
그분 말씀의 행간을 읽어야만 할 지도 모른다.

먼저 우리의 의지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함을 알려주시는 것이 아닐까?
약속을 하지 않으며 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한 후에 약속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이고,
약속했다면 지키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절대적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닐까?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맹세는 문맥상 약속보다는 분명히 강한 의미의 내용을 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고 받는 약속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데
그 보다 더 큰 말인 맹세에 최선을 다해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다.

스스로에게 신뢰를 쌓는 노력이 우선된다.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타인도 결국 신뢰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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