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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께 영광, 이웃에 기쁨이 되는 말 -참된, 좋은, 아름다운 말- 2013.6.15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5 조회수37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3.6.15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2코린5,14-21 마태5,33-37

 

 


하느님께 영광, 이웃에 기쁨이 되는 말

 

-참된, 좋은, 아름다운 말-

 

 

 


오늘 ‘맹세하지 마라.’는 복음 말씀에서 착안 한 ‘말’에 대한 묵상입니다.

 


말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하고 힘든 일도 없습니다.

남 말하지 않는 게 진정 큰 덕입니다.
대부분 인간관계의 어려움도 말에서 시작되고
고백성사도 대부분 말의 잘못에 대한 고백이 주류를 이룹니다.

아래로 오물을 배설할 뿐 아니라 위의 입으로부터 말의 오물을 배설시켜 공동체를 오염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이 어느 사제의 글에 대한 평에서
‘하느님께 영광이 되고 이웃에 기쁨이 되는 글’이라 했는데
이런 말이라면 두 말 나위 없이 좋은 말입니다.

요즘 제 기쁨 중의 하나는 하루를 끝내고 잠자기 전의 샤워입니다.
몸을 깨끗이 씻어주는 물이 참 좋고 고맙습니다.

 

‘아, 은총은 영혼의, 마음의 물 같구나.
마음을, 영혼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샤워하는 시간이
바로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시간이구나’하는 깨달음이
마음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물로 몸을 깨끗이 씻을 수는 있어도 마음을, 영혼을 씻을 수는 없습니다.

 

“주님 제 입술을 열어주소서. 제 입이 당신 찬미를 전하오리다.”

 

새벽성무일도 이 첫마디로 입을 열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님을 찬미하라 있는 입이며 주님께 찬미를 드리는 미사와 성무일도 시간입니다. 침묵과 말씀이 절묘하게 조화된 공동전례기도를 통한 찬미와 감사가
우리 마음을 정화하여 진선미의 말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침묵과 말의 영성훈련에 공동전례기도보다 더 좋은 수행도 없습니다.

 

말은 삶의 표현입니다.
말은 마음의 표현입니다.

분도 성인도 그의 규칙에서 겸손의 9째, 10째, 11째 단계에서
말의 절제에 대해 각별히 강조합니다.

‘수도승이 말함에 혀를 억제하고,
침묵을 정신을 가지고 질문을 받기 전에는 말하지 않는 것이니…’(9째),

‘쉽게 또 빨리 웃지 않는 것이니…(10째)’,

‘수도승이 말할 때 온화하고 웃음이 없으며 겸손하고 정중하며 간결한 말과 이치에 맞는 말을 하고, 목소리에 있어서는 큰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것이다(11째).’

 

이런 말 역시 훈련의 결과인 동시에 그대로 마음의 반영입니다.

법정 스님의 일화도 인상적이라 인용합니다.
최종태 요셉 조각가의 고백입니다.

 

-길상사에 관음상 만들자고 우리가 처음 만났어요.
머리에 쓴 관이 무슨 뜻이냐 물었을 때 화관(花冠)이라 하셨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병은 무엇인가 물었을 때 정병(淨甁)이라 하셨습니다.
손바닥이 이쪽에서 보이도록 만드는 까닭은 무엇인가 물었을 때 구고(救苦)라
하셨어요.

나도 짧게 물었지만 스님을 토씨하나 안 붙이고 외마디 답으로 알려주셨지요.
꽃 관에다 정화수에다 세상 고통을 구한다는 그 세 마디 주신 말씀을 듣는 순간 작품은 다 잡혔습니다.-

 

참 아름다운 대목입니다.
이심전심, 두 분의 내공의 깊이를, 마음의 순수를 깨닫습니다.

삶이 좋아야, 마음이 좋아야 말도 좋습니다.
맹세의 뿌리인 허영과 어리석은 마음의 정화가 우선입니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간결 담백한 정직하고 진실한 말 역시 그 마음의 반영입니다.
글이든 말이든 간결 담백할 때 좋고 마음이 순수해야 글도 말도 간결 담백합니다.

 

말 많이 해서 소통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 자체가 소통입니다.
순수한 마음이 감지될 때 신뢰감이 들어 어눌해도 원활한 소통입니다.

 

수행의 노력과 더불어
하느님의 은총의 물이 우리 영혼을, 마음을 깨끗하게 합니다.

노력의 수행 역시 은총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니 알고 보면 모두가 은총입니다.

다음 바오로의 고백이 고맙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쳐 하느님과 화해하게 합니다.
매일 새 하늘 새 땅을 살게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살게 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이런 미사은총으로 인한
순수한 마음, 순수한 삶에서 나오는 간결 담백한 말입니다.

하느님께 영광이 되고 이웃에 기쁨이 되는
참된(眞), 좋은(善), 아름다운(美) 말입니다.

자유롭게 하는 생명을 주는 말입니다.

 

“주님,
저희가 오류의 어둠 속에 떨어지지 않고 언제나 진리의 빛 속에 살게 하소서.”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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