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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당신은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5 조회수910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11주일


<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


복음: 루카 7,36-8,3







참회하는 막달레나


페티(Feti, Domenico) 작, (1617-21),  로마 도리아-팜필리 미술관


     < "당신은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 >

19913월 미국 LA의 한인 슈퍼마켓에 한 흑인 소녀가 찾아옵니다. 주인은 소녀가 음료수를 가방에 집어넣는 것을 목격합니다. 계산대 앞에서 당시 49세였던 여주인은 소녀의 가방을 확인하려하자 덩치 큰 소녀는 주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립니다. 주인은 일어나면서 숨겨두었던 권총을 들어 소녀를 쏘았고 소녀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망한 16세 소녀는 학교에서 우등생이었고 음료수를 카운터에 올려놓고 돌아서는 순간 총을 맞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무기 대신 음료수 값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그 일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한인 타운 90%가 파괴되었으며 그 피해액은 35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받아들여주지 못함은 상대도 변화시키지 못할뿐더러 자신도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비싼 값을 치러야합니다. 관계가 깨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란 영화가 기억나십니까?

벤은 LA에서 활동을 하던 영화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이제 그는 영화사에서 실직을 했고 알코올 중독 상태이며 가족과도 헤어진 상태입니다. 퇴직금을 받아든 그는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차를 몰고 갑니다. 물론 그의 한 손에는 술병이 쥐어져 있습니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상실한 벤이 라스베거스를 찾은 것은 그곳에서 술에 만취되어 한 달 정도를 보내다보면 자연스럽게 죽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에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긍지를 가진 세라가 밤거리의 여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와 우연히 마주쳤으나 벤은 그 후 세라에게 의도적으로 접근을 합니다. 그것은 여자를 돈 주고 사겠다는 뜻이 아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세라는 벤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 함께 살기를 원하고, 벤은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는 말만 안하면 뭐든지 해도 된다는 조건을 내겁니다. 그리고 세라의 삶에 대해서도 간섭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둘은 동거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차차 정이 들면서, 그들은 처음에 약속을 했던 조건을 어기게 됩니다. 세라는 벤에게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할 것을 권하고, 이에 벤은 귀걸이를 선물하면서도 모욕을 주고 집안에 또 다른 밤거리의 여자를 불러들입니다. 이렇게 둘은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로 고생 끝에 벤이 죽는 날 만나 영원한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관계가 깨지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가 변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란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한 바리사이가 예수님을 식탁에 초대합니다. 그 때 그 고을의 죄인인 한 여인이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바르고 머리카락으로 닦아드립니다. 바리사이는 죄녀에게 귀한 향유로 발씻김을 당하는 예수님께 불만을 지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대로 내버려두십니다.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예수님의 명예에 치명상을 입힙니다. 바리사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창녀가 몸을 만지도록 허락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여인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이 여인이 마리아 막달레나가 회개 할 때라고 추측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이후로도 마리아 막달레나는 쉼 없이 변화되어 결국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첫 번째 발현을 목격하는 영광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창녀가 깨끗해지기 전에는 그들과는 상종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예수님은 일단 받아들이고 그 고마움으로 스스로 변화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많은 이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냥 그 여인의 죄 많은 과거까지도 아무 말 없이 받아주고 사랑해 주셨고 그것에 고마워서 한 죄녀는 모든 죄를 용서받고 성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이것에 예수님의 자비이고, 우리는 그 자비 안에서 변화됩니다.

 

1997년에 제작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는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가 함께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을 휩쓸게 한 영화입니다.

작품 속에서 잭 니콜슨은 성공한 작가이면서도 사회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멜빈 유달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 캐릭터를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뒤틀리고 냉소적이며 비열한 독설가. 천상천하 유아독존, 타인의 삶이라는 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잘 나가는 소설가. 게다가 음험한 인상은 마피아 보스 같은 카리시마를 자아내는 남자입니다.

이 작품 속에서 맬빈은 길을 걸으면서도 보도블록의 틈을 밟지 않으려 뒤뚱대고, 사람들과 부딪치기라도 하면 질색을 하며 살찐 거위처럼 몸을 피합니다. 그런 그의 단골 식당은 언제나 똑같은 테이블과 똑같은 종업원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항상 지니고 다니는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를 꺼내 가지런히 놓는 모습은 결벽증과 강박증이 가져오는 병증을 느끼게 하고, 그의 잔소리와 신경질에 누구도 버티지 못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식당 종업원 캐롤(헬렌 헌트)은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싶은 그의 비위를 잘도 맞춥니다. 아무리 직업이라지만 그의 강박증이나 결벽증 그리고 괴팍함을 상대하는 피곤함을 견딜 수밖에 없는 그녀의 어려운 살림과 천식으로 괴로워하는 아들의 사연을 알고 나면 그녀의 직업정신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맬빈은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든 자신을 받아들이는 캐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장 혐오하는 옆집 게이 화가의 개도 돌봐주고 캐롤 아이의 치료비도 부담해 줍니다. 캐롤도 맬빈이 좋아지려고 하지만 그를 완전히 믿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함께 식사를 하러 갔던 식당에서 캐롤의 기분을 상하게 한 멜빈, 캐롤은 멜빈에게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으니 칭찬을 하나 해 달라고 합니다. 이때 맬빈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해줄 칭찬이 뭐냐면, 당신이 그 때 우리 집에 찾아와서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을 때, 그때 말이오. 그 다음날 아침부터 나는 이 약을 먹기 시작했다는 거요.”

어떻게 그 말이 나에게 칭찬이 된다는 거죠?”

당신은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들어요.(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 그 말은 내가 들어본 중 최고의 칭찬이에요

 

저의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에 어머니를 만나실 때 길에 침을 뱉는 습관이 있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하는 아버지에게 그걸 좀 고치라고 하자 단번에 고쳐졌답니다. 물론 결혼하고 나니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바뀌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한탄을 하십니다.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힘은 잔소리로 몰아치는 것이 아닌 받아들임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받아들여주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때 자신의 단점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일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굳이 무슨 단점이 있는지 이야기 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바꾸려고 해도 잘 안될 뿐이었던 것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이 고마워 더 마음에 들기 위해 힘이 생기고 변화하게 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란 영화는 해피엔딩이고,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은 아쉬움을 남기는 슬픈 영화입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두 남자 다 세상에서 정상적인 인물은 아니었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캐롤은 맬빈을 끝까지 받아줄 줄 알았고, 세라는 스스로 바뀌기를 기다리지 않고 상대가 바뀌기를 원하여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인이 바뀌기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죄인으로서 다가와도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랑의 무한한 폭을 보여주셨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따듯함에 합당하기 위해 스스로 변화되기를 기다리신 분입니다. 언제 우리가 주일미사 빠졌다고 수백 번 고해성사를 해도 또 한 번만 죄 지으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가 미안해서 빠지지 않으려 하게 되지 않습니까?

예수성심성월을 지내고 있는 우리도 다른 사람들이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사람들이 되어야겠습니다. 변화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 일게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품 안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 줄 수 있는 바다와 같은 마음, 우리도 그런 강요하지 않는 바다와 같은 사랑의 마음, 그래서 내 곁으로 오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마음을 청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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