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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용서는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신앙의 해[20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6 조회수398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베론] 묵주기도 길

예수님께서 죄 많은 여자를 용서하시는 이야기가 있다(루카 7,36─50).
그 여인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단다.
결국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가 큰 사랑을 예수님께 드러낸 것이기에.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그 여자를 그토록 빙정을 해 되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이 이야기에는 크게 세 사람이 나온다. 시몬, 예수님, 그리고 죄인인 여자다. 예수님
빼고는 부자 시몬인 모범적인 바리사이와 이름조차 거론된 적이 없는 죄 많은 여자다.
바리사이는 죄인인 여자를 행실이 나쁜 여자로 완전히 고정시킨다. 그들의 눈에는
죄인인 그 여자가 눈의 가시격인 인물이다. 시몬의 눈에는 용서받을 수 없는 이였다.
그 반면 예수님은 초청된 손님으로 행실이 나쁘다는 그녀의 지난 일은 안중에 없다.

그녀는 말없이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며
자기의 삼발 같은 머리카락으로 닦고는 입을 맞춘 다음 향유를 부어 바른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그 여자를 나무라는 게 아니라, 예수님이 참예언자냐 아니냐를
두고 따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여자를 용서해 주시고,
구원을 받았다고까지 하시면서 돌려보내신다. 그녀의 죄를 보시지 않고
믿음을 보시고는 당신 사랑의 은총을 아낌없이 베푸신 것이다.

우리는 이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저 사람은 이러이러한 이고,
이 사람은 저러저러한 이야.’라고 고정시켜 버리지는 않는가? 어느 한 사람을 그렇게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게다. 그건 누구나 변화될 수 있기에.
그러므로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
바로 그러할 때 하느님 은총의 전달자가 되는 것이리라.
 

우리는 세상 안에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면서 산다. 그러나 그 이름 모를
기름 부은 그 여자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살펴보아야 할 게다.
예수님은 우리 죄를 묻기보다는 믿음을 보시고 계시기에.
사실 예수님 시대의 바리사이는 적극적인 신앙인으로서, 성경에 명시된 율법을
글자 그대로 지키려 애쓴 이들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율법주의를 실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시몬의 집에 초대받아 갔으니 죄인과 가까이 어울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집주인인 시몬에게는 영 못마땅하게 보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예수님은
그 유명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빚진 사람 둘의 이야기를 하시며 모두 탕감 받았다면
누가 더 고마워하겠느냐고 묻는다. 시몬의 대답은 ‘더 많이 탕감 받은 사람”이었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대답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돈 문제에 관한 상식은 잘 알면서
죄인을 용서하는 상식에는 어찌하여 둔감하냐고 지적하신다.

시몬은 지식과 이론을 중시하였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의 신앙의 길을 걷고자 하였다.
하지만 죄로 따돌림을 받은 그 여자는 행동을 앞세웠다. 곧,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하였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바꾸어 생각하면
‘너를 구원하는 것은 네 믿음이다.’라는 뜻일 게다.
 

죄 많은 여인이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눈물로 적신 주님의 발을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았다. 그 여인을 향해 사람들이 시비를 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채무자의 빚을 탕감해 주는 채권자의 비유를 말씀해 주신 다음,
그 여자의 죄를 용서해 주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분의 이 한마디 말씀은 죄가 결코 믿음보다 클 수 없으며,
믿음이 있는 곳에 당신의 사랑이 언제나 머물러 계신다는 사실을 보여 주신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용서는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임을 뼈저리게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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