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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의로운 이에게도 불의한 이에게도 똑같이"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8 조회수831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복음: 마태오 5,43-48






구세주


안드레이 루블료프(Andrei Rublev) 작, (1410-1420)


     < "의로운 이에게도 불의한 이에게도 똑같이" >

          마이클 샌들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사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정의에 대해 철학적으로 접근합니다. 정의라 하면 답이 쉽게 나올 것 같은데 그는 답이 쉽게 나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려 합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가 있습니다. 앞을 보니 인부 5명이 일을 하고 있어서 곧 그들을 덮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비상 선로로 방향을 전환할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비상 선로에는 1명의 인부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섯 명이 희생하는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한 명이 희생하는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섯 명을 살리기 위해서 한 명이 희생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고 저라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른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훌륭한 의사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건강한 사람 다섯 명이 각기 심장, 허파, 콩팥, 체장, 신장에 문제가 생겨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빨리 이식하지 않으면 이들은 죽게 됩니다. 옆방에는 뚱뚱하고 범죄자처럼 생긴 사람 하나가 입원해 코를 골며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희생시키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다섯을 살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섯을 위해서 한 사람을 희생시킬 수 있으시겠습니까?

이상하게도 이것은 대답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다섯을 위한 일이기는 하나 멀쩡한 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 비인간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샌들 교수는 이렇게 사람을 숫자로만 보는 벤담이 최대다수의 행복을 주장했던 공리주의를 비판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한 사람의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존엄성을 무시하게 되는 경우가 세상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요즘 인터넷에 댓글을 달리는 것을 읽어봐도 그렇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 하나같이 그런 인간은 죽여 없애야 한다고 댓글을 달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분노에 찬 글에 찬성을 하며 자신이 정의롭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의로우신 하느님은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1970년대 가장 인기 있었던 자동차 가운데 포드 사의 포드 핀토라는 소형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동차는 한 가지 결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료탱크가 자동차 뒤쪽에 달려 있었는데, 뒤에서 핀토를 들이받으면 폭발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사망자까지 속출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포드 사가 연료탱크의 폭발 가능성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밝혀졌습니다. 포드 사는 사망자의 가치와 안전장치를 장착하는 것의 비용편익을 분석한 결과, 가만히 있는 것이 이익이라는 결론을 얻었던 것입니다.

1. 안전장치설치 비용: 1대당 11달러로 1250만대가 팔렸으므로 비용은 총 13700만달러,

2. 안정장치미설치시 편익: 사망자 1인당 20만달러의 보상비용 × 180

부상자 1인당 67000달러의 보상비용 × 180

파손된 자동차 1대의 수리비용 700달러 × 2000,

3. 설치하지 않음으로써 얻게 되는 편익은 4950만 달러, 이런 식으로 계산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자칫하면 인간을 숫자로 계산하다가 참으로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며 살아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제는 배 밭에 가서 잠깐 배를 봉지로 싸는 일을 해 보았습니다. 아직 작아서인지 싸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싸다보면 저의 실수로 배가 가지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어떤 때는 이미 다 싸 놓은 봉지 채 떨어졌습니다. 공을 들인 것도 아깝고 이미 솎아 놓아 하나만 달려 있는 것인데 크지 못하고 떨어져나가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사람을 바라보시는 하느님의 마음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당신께는 모든 인간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완전하신 하느님께서는 의인에게나 악인에게나 똑같이 태양을 비추시고 비를 내려주신다고 하십니다. 완전한 정의란 것이 악인을 가차 없이 없애버리자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원수까지라도 사랑해야 하는 것이 완전한 분의 명령이십니다. 그만큼 한 사람의 가치가 무한한 존엄성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참다운 정의인 것입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도 하느님께서 정성들여 만드신 귀한 자녀입니다. 사람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것이 사람을 만드신 하느님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아버지처럼 완전해 지기 위해서 아무리 잘못을 많이 저지른 사람들일지라도 존엄하게 보고 사랑하려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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