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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내적 인간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19 조회수857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복음: 마태오 6,1-6.16-18






세졸라의 성모


라파엘로 작, (1514),  피렌체 팔라티나 미술관


     < 내적 인간 >

           미국에 한 중년 부부가 있었는데 그만 아내가 수술이 잘못되어 실명하고 말았습니다. 그 후 남편은 매일 같이 아내의 직장까지 아내를 출근시켜주고 하루 일과가 끝난 후에는 집까지 데려다 주었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아내에게 서로 직장이 너무 머니까 혼자 출근하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아내는 남편에게 너무나 섭섭해 했고, 사랑하는 남편이 그런 말을 한 것에 대해 배신감까지 느꼈습니다. 그리곤 이를 악물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 그 다음 날부터 혼자 출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버스를 타고 하면서 많이 넘어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혼자 다니는 훈련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혼자 다니는 것이 익숙해진 2년 후 버스운전기사가 이 부인에게 이렇게 얘기를 하였습니다.

아줌마는 복도 많소, 매일 남편이 버스에 함께 앉아 있어 주고 부인이 직장 건물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지켜보다가 등 뒤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보이지 않는 격려를 해주니까요.”

 

이 남편은 외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해 내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자신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을 때 혼자 남겨질 아내를 위해 아내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포기하였습니다. 인정받으려고 한다면 모자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적으로 만족하면 사람들의 인정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제가 요즘 보니까 카카오 스토리에 부모님과 함께 한 사진을 많이 올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것만 보고 신부님은 효자세요!”라고 말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에 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진짜 효자라면 그런 말을 유도할 사진들을 올릴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어렸을 때 작은 형과 길을 걷고 있을 때 매우 비싼 옷에 반지, 목걸이, 그리고 화장까지 진하게 하고 턱을 들고 걸어가는 아주머니를 보고, “저 아줌마, 왜 저래?”라고 제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아이였던 형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속이 비어서 그래!”

그렇습니다. 열등감이 강한 사람은 더 잘나 보이려고 하고, 가난이 부끄러운 사람은 더 부자처럼 보이려고 합니다. 그래서 외적으로 보이려는 행동들은 대부분 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란 결론이 나오는 것입니다.

 

김창옥 교수는 가난한 집과 청력 장애와 도박을 좋아하셨던 아버지, 못 배우신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물론 공부도 못해서 삼수를 해, 이름도 없는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항상 열등감에 시달리던 그는 많은 노력 끝에 본인이 원하던 성악을 하게 되었고 유명 강사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열등감은 완전히 가셔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졸업 후에도 대학 교수님께 성악 지도를 받았는데, 큰 회사들에 가서 수천 명 앞에서 강의하고 온 것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곤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교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참 잘하고 있구나... 그런데 네가 흘러야 돼!”

그렇습니다. 여전히 열등감을 극복 못하고 있기에, 흐르지 못하고 변화하지 않기에, 그렇게 외적인 것으로 자랑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내적으로 부족하면 외적으로라도, 하느님에게가 아니면 사람에게라도 인정을 받으려 하는 것이 우리 마음입니다. 내가 외적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내적으로 하느님께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선행도, 기도도, 단식도 아무도 모르게 혼자 하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의 만남의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은 내 안에 계신 분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 키 높이 깔창을 넣은 구두에서 깔창을 뜯어냈습니다. 키는 더 작게 보일지언정 마음은 편했습니다. 누구를 속이고 있다는 가책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계십니다. 따라서 밖을 향하면 곧 그분을 볼 수 없고 잊어버리게 됩니다. 뱀을 보면 하느님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내적인 것 아니면 외적인 것 둘 중의 하나만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만족을 원하든지, 사람들이 주는 칭찬이나 인정을 원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만 집중할 수 있을 때 세상의 집착으로부터, 또 집착으로부터 오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내적 인간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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