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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좁은 문이 천국행/신앙의 해[216]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25 조회수399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림 : [오륜대] 돌형구

혼자 사시던 시어머님이 큰 병이 드셨다.
아들이 여럿 있지만 저마다 핑계를 대며 어머니를 외면한다.
굳이 막내며느리인 자신이 맡아서,
어머님 병 수발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지라 마음으로는 항변했다.
그리고 아이들도 어리고, 성당일도 열심히 봉사하기에 스스로 위로도 한다.
그런데도 마음이 자꾸만 불편하다.
이제는 형제들이 야속해지고 시어머님에게 받은 일부 상처들도 떠오른다.
남편도 아내의 이런 주장에 더 이상 말을 못한다.
 

그동안 해 오셨던 일을 생각하면
저 정도 고통은 당신이 지셔야 할 십자가라며 원망을 시어머님에게로 돌린다.
이 땅의 수많은 늙은 부모님들이
어쩌면 자식들의 이런 모습에 혼자서 당하는 고통일 게다.
심지어 성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이도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를 이렇게 애써 외면하곤 한다.
좁은 문으로 들어간다는 건
운명처럼 져야 할 자신만의 삶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일을 말하리라.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마태 7,6.12-14)
 

성지 순례 때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님 탄생 성당’에 가면 아주 낮고 좁은 문이 있다.
그곳 안내원은 그 문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에 대단한 영성적인 의미를 붙인다.
그것은 누구든지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 몸집도 줄인 작아져야만 들어갈 수 있는,
소위 ‘성경’에서 말하는 그 뜻 그대로 ‘좁은 문’이란다.
겸손하게 몸을 낮추어 통과해야만
성당 안의 ‘예수님 탄생’의 성스러운 장소에 들어갈 수 있다나.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는 다들 생활이 어렵단다. 왜 이런 현상이?
그건 내가 신앙으로 나아가는 게 아닌, 그게 오길 바라기에.
내가 은총 속으로 나아가야지, 그저 그게 오기만을 기다리기에.
베푸는 이에게는 좁은 문이 더 이상 없다. 넓거나 좁거나 다 같은 문이다.
삶에는 이렇게 통과해야 할 문이 있다.
천국의 문은 분명 비좁기에 그리로 가는 이는 적다.
우리는 지금 어떤 문으로 다가가는지를 살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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