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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典禮)와 격조(格調)있는 삶 - 2013.6.26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26 조회수409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6.26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창세15,1-12.17-18 마태7,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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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典禮)와 격조(格調)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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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은 훈련이자 습관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물론 분도회의 영성은 전례영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만남으로 주님을 닮아가는 전례의 은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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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중의 전례가 미사전례입니다.
주님 사랑으로 주님을 만날 때 마음의 순수와 겸손입니다.
전례의 생활화를 통해 저절로 순수와 겸손의 격조 있는 삶입니다.

일상에서의 하느님 체험도 용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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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도형제들과 함께
경기도자박물관 탐방이 저에게 참 은혜로운 체험이었습니다.

격조 있는 갖가지 조선 백자기를 통해서
선조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간결 담백한 형태에 여백의 아름다움을 지닌 아무리 봐도 실증을 느낄 수 없는,
참 수수하고 편안하면서도 깨끗한 모두가 격조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도자기를 만든 장인들과 또 이런 도자기를 관상한 선조들의
순수와 겸손의 격조 있는 삶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떠오른 어느 시인의 ‘격, 한국의 무늬’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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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일찍이 전 세계적으로 ‘젠(Zen)’스타일을 유행시켰다.
태국의 중요한 디자인 개념인 ‘휴(休)’는
보다 생활에 깊이 들어와 세계인들의 마음에 공감을 불어넣고 있다.
거기에는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편안히 한다는 불교적 방법이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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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에는 무엇이 있을까?
‘격(格)’이다.
격은 사람이 겪는 ‘곳’에 맞는 것이고, 사람이 겪는 ‘때’에 맞는 것이다.
곳은 장소고 자연이고 환경이다.
때는 시간이고 느낌이며 상태다.
따라서 격을 갖는다는 것은 나의 바깥과 안이 조화롭다는 것이다.

조화는 계속해서 변하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조화는 없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그것이 환경과 사회에 맞는 것이 될 때 격은 이루어진다.

나는 격이 지금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아름다운 무늬라고 말하고 싶다(함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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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함으로 국격을 추락시켰다고
많은 이들이 개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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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품격, 격조, 격식을 지닐 때 비로소 사람답다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순수와 겸손과 더불어
저절로 형성되는 격조 있는 삶이요 매력적인 품격의 사람입니다.

마음의 순수와 겸손은 저절로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결론하여 마음이 좋아야 말도 글도 행동도 좋습니다.

마음의 격은 그대로 격조있는 삶으로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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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양의 옷차림을 하고 오지는 속은 게갈 든 이리들 같은
거짓 예언자들은 도무지 격조 있는 삶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런 이들의 안팎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알아챕니다.
가시나무에서 결코 포도를 거둬들일 수 없고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거둬들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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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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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자명한 진리입니다.
타고난 마음의 순수이기보다는
끊임없는 영성훈련의 정화과정의 결과가 마음의 순수입니다.

그냥 진흙을 뭉쳐 만든 백자기가 아니라
수천도의 열을 통과해 연단된 결과가 품격 있는 도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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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생활의 궁극 목표이자 모든 수행이 목표하는바 역시 마음의 순수입니다.
고정적 실재인 마음의 순수가 아니라
끊임없는 수행의 산물인 유동적 실재가 마음의 순수입니다.

좋은 나무에서 좋은 열매이듯
이런 순수한 마음에서 좋은 말과 글, 행동들이요 격조 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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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 시간인 공동전례기도(성무일도, 미사)의 수행이
우리를 순수와 겸손의 격조 있는 삶으로 이끌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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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서 창세기에서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대화의 기도가 참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이처럼 늘 주님과 대화중에 살 때 순수와 겸손의 격조 있는 삶입니다.
주님께 가까이 이를수록 마음은 저절로 순수해지고 겸손해지기 때문입니다.
새삼 마음의 순수와 겸손도 수행의 열매이자 동시에 은총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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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의 방패다.
너는 매우 큰 상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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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하느님, 저에게 무엇을 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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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람의 도발적 질문이지만 그처럼 주님과의 가까운 관계임을 보여줍니다.
이런 살아계신 주님과 만남의 체험이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치유하고 정화하기에
순수와 겸손의 격조 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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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전례은총으로
좋은 열매를
우리 모두 순수와 겸손의 격조 있는 삶,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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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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