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28 조회수348 추천수4 반대(0)


어제는 사무실과 성모상 축성식을 했습니다. 지난 2월에 왔을 때,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사무실이었습니다. 사무실은 수련장을 찾는 분들이 제일먼저 방문하는 곳입니다. 사무실은 수련장의 얼굴과 같은 곳입니다. 저는 깨끗하고, 편안한 사무실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깨끗하고 편안한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면 기분도 좋아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수련장을 찾는 분들도 그런 사무실을 보면 수련장에 대한 인식이 좋아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사무실 앞에 성모상을 모신 것은 성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사무실로 출근을 하면서 성모님을 보면 마음도 깨끗해 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무실과 성모상 축성을 하는 중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공사를 맡아 주신 분, 창틀을 봉헌해 주신 분, 성모상을 봉헌해 주신 분, 십자가의 길 기도문을 봉헌해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의 인터넷과 전화선을 맡아서 공사를 해 주신분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분들의 고마운 마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고마운 분들을 통해서 제게 사랑과 축복을 주셨습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셨지만 ‘강원용 목사님,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스님’을 생각합니다. 저는 강원용 목사님과 법정스님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제서품 50주년 축하미사를 마치고 축하식을 할 때였습니다. 강원용 목사님께서는 추기경님을 위해서 기꺼이 축사를 해 주셨습니다. 법정스님은 명동 성당의 대림특강 때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세분은 서로 종교가 달랐지만 끊임없이 소통을 하였고, 공동선을 위해서 함께 연대하였습니다.

세분이 다른 종교에 대해서 하신 말씀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다른 종교와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우선 겸손한 태도를 갖고 많이 배워야 합니다. 많이 배움으로써 신앙의 성숙한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다른 종교인들의 신앙을 배운다고 우리 신앙이 없어진다면 그 정도의 신앙은 차라리 없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신앙이 있다면 그 신앙의 그릇에 다른 사람의 신앙을 담아내야 합니다.’(강원용 목사님)
‘전체적으로 볼 때 유교는 인본적, 자력적, 상향적, 현재적 성향이 강한 반면 그리스도교는 신본적, 타력적, 하향적, 미래적 성향이 강합니다. 그러나 이 두 특성은 인간의 양면적 성향으로 양자택일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입니다. 양교의 조화적 대화는 각자의 자아쇄신과 성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인류의 정신적, 영성적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하고 필요합니다.’(김수환 추기경님)
‘종교 간의 벽이 허물어지기 위해서는 우선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대화가 있기 위해서는 독단적인 울타리를 넘어서 모든 종교가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윤리인 공동선을 가지면 용해가 됩니다.’(법정 스님)

한국은 다양한 종교가 있으면서도 서로 극단적으로 대립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이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종교지도자들이 다른 종교에 대해서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종교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을 구원과 해탈에로 이끌어 주는 도구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자비를 원하는 ‘나병환자’의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나병환자는 이제 병이 나아서 깨끗해 졌습니다. 이념, 계층, 지역, 학연으로 갈라져서 심각한 분열을 보이고 있는 사회입니다. 외모는 건강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모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혼의 나병환자’인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자비를 청하면서 우리들 또한 나와 다른 사람들과 공동선을 위해서 연대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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