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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설득의 비밀: 그 사람을 끝까지 기쁘게 하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28 조회수873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


복음: 마태오 8,1-4







마니피캇의 성모


보티첼리(Botticelli, Sandro) 작, (1485),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 설득의 비밀: 그 사람을 끝까지 기쁘게 하라 >

     저희 성당 옆쪽에 주차장을 사서 반은 담장을 두르고 반은 차량 통행이 용이하게 기둥을 세우고 줄만 걸어두기로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옆 빌라에 사시는 분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시청에 민원을 넣겠다는 둥, 주차장에 드러누워 움직이지 않겠다는 식으로 거친 말까지 사며 쏘아붙였습니다. 이유인 즉 주차장에서 먼지가 많이 날린다는 것입니다.

신자분들은 이제 돌을 깔아서 먼지도 거의 날리지 않고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신고 할 거면 해 보라는 식으로 맞받아 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항의하는 모습이 이해가 안 간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그분들의 신경질적인 반응만 봐서는 얄미워서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이 그렇게 소리를 질러서 우리가 무서워 해 준 것처럼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천주교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이기에 문제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돈이 더 들더라도 담장을 쳐 주자고 했습니다.

사람을 바꾸거나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 설득을 해야 할 때 저렇게 해서는 결코 아무 것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설득의 기술을 아는 사람이 세상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국의 속담에,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을 가진 자는 천하를 얻으리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가족을 잘 설득하면 좋은 가장이 되고, 온 국민을 설득할 수 있으면 대통령이 되고, 하느님을 설득할 수 있으면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습니다.

 

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Change your words, Change your Worlds)’라는 짧은 동영상을 보면, 처음에 한 장님 걸인이 깡통을 하나 놓고 길거리에 앉아 동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끔 지나가는 사람이 동전 하나씩 던져주고 갑니다. 박스엔 누가 써 주었는지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저는 장님입니다. 부디 도와주세요(I'm blind. Please help)”

한 아가씨가 지나가다가 다시 돌아와 돈은 주지 않고 박스 위에 쓰여 있는 글을 조금 바꿉니다. 그랬더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주고 가는 것입니다. 걸인은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신발을 만져보니 아까 왔던 아가씨의 신발입니다.

도대체 뭐라 쓰신 거죠?”

, 똑 같은 말을 다른 방식으로 썼어요!”

그 박스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날이네요. 그리고 저는 이 좋은 날을 볼 수가 없네요(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

 

설득의 기술이란 이런 것입니다. 먼저 상대를 기분 좋게 해야 합니다. 자신만 장님임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당신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날씨를 보고 계시군요. 축복받으셨습니다.”라고 먼저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한 다음, “그러나, 저는 볼 수 없네요.”라고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기 이야기만 하다가는 상대의 조금 열려있는 마음마저 닫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로버트 케네디가 일본 와세다 대학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일본 내에서는 반미감정이 거세게 불고 있었던 터라, 그의 연설이 끝나자 학생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어났습니다. 무리 중 누군가가 양키 고 홈을 외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험악해졌습니다.

이때 침착하게 다시 마이크를 잡은 케네디는 노래를 한 곡 부르겠으니 양해해 달라고 했다. 노랫가락 한 소절이 흘러나오자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고, 그의 노래를 따라하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늘어났습니다. 케네디가 부른 것은 와세다 대학의 교가였습니다. 물론 그 날의 강의는 완벽했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해서는 절대 상대를 설득시킬 수 없음은 알아야합니다. 따지고, 야단치고, 소리 질러서는 아무 것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위의 케네디 대통령처럼 그들의 마음이 나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따듯하게 먼저 만들어 놓을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오늘 나병환자도 설득의 귀재였습니다. 그가 한 한 마디가 예수님을 설득했던 것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만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잘 분석해 봅시다. 먼저 예수님의 마음을 엽니다. 예수님은 하고자만 하시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위대한 분이심을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그의 신앙고백을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그는 병을 고쳐달라고 청하지 않습니다. 또 해 달라고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당신이 나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다라고만 말합니다. 사실 원하기만 하시면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이 어떻게 깨끗해지고 싶다는데 깨끗해지기를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나병환자를 고쳐주지 않으셨다면 그냥 고쳐주지 않으신 것이 되고 무언가 이유가 있겠거니생각이 들겠지만, 깨끗해지겠다는 사람을 더럽게 내버려 둔다는 것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으로서는 옳은 행동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이 청을 거부한다면 깨끗하게 하실 수 있는데 하기를 원치 않는 분이 되어 버리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시는 분으로 남기를 원하시기에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라고 하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분에게도 기분이 좋은 일이 되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얻어내려면 안 들어주면 성당에 안 나온다는 식으로가 아닌 이 나병환자처럼 청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해 주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하느님께 무언가를 청할 때 나의 이야기만 늘어놓지 맙시다. 우선 하느님의 입장에서 그분이 듣고 싶어 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분이 하고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지혜롭게 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의 청을 들어주고도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면 그 사람을 완벽하게 설득한 것입니다.

 

토요일, 주일, 월요일 강론은 제 개인 사정으로 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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