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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희망신부님의 묵상)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05 조회수446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마태 9, 9-13)


예전에 피정 때 오늘 복음말씀을 묵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을이라서 그랬는지 묵상을 한참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밤이 됫박에 넘쳐나는 것이 환시로 보였습니다. 탐스럽게 익은 알밤이 반짝거리며 됫박에 흘러넘쳤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와~~"하고 감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에는 기쁨이 가득히 느껴졌습니다. 그런 모습이 보이다가 잠시 후에 그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내 푸성귀 같은 풀들이 또 됫박에 넘쳤습니다. 저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없어져버렸습니다. 무슨 뜻일까?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이지? 저는 답답한 마음에 그 뜻을 알게 해달라고 주님께 청하였습니다.


잠시 후에 주님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베드로야~~" 저는 "예" 하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대답 소리는 기뻐서 하는 대답이 아니라 약간은 귀찮은 듯이 하는 대답이었습니다.


그 즉시 저는 그 환시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기쁘게 응답하고 따를 때는 토실토실한 알밤처럼 좋은 열매를 맺게 되지만 마지못해 응답하고 따를 때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푸성귀만 맺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제 자신이 사제가 되고 나서도 그동안의 삶은 기쁨으로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감으로 마지못해 한적인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태오가 즉시 주님을 따랐던 것처럼 저도 기쁘게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 라고 기쁘게 말씀드리며 따르려 노력합니다.


주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잘나고 똑똑하고 거룩하게 살기 때문이 아니라 죄인이고 못났기 때문에 더욱 부르시어 당신 곁에 있게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처럼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되길 원하십니다.


세관에 앉아있든,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든, 집안에서 청소나 빨래를 하고 있던지 주님께서 부르신다면 "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 라고 기쁘게 응답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주님의 자녀로서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됩니다.


오늘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은 늙고 충실한 종에게 특별히 부탁을 합니다. 아들 이사악의 아내를 이곳 가나안족들의 딸이 아니라 고향 친족에게서 이사악의 아내가 될 여자를 데려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사악이 아내의 꼬임에 넘어가 이방신들을 숭배할까 염려가 되어서입니다. 우리도 세례를 받고 또 구역장, 반장, 단체장으로 불림을 받았지만 기쁘게 주님을 따르지 않는다면 세상의 유혹에 빠져 그저 의무적인 일이나 어쩔 수 없이 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비의 주님, 오늘 저의 삶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잘 알아차려 기쁘게 응답을 드리고, 또 자신에게 맡겨진 일들에 대하여 마지못하여서가 아니라 기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축복하여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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