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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07 조회수789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7월 7일 연중 제14주일



The harvest is plentiful, but the workers are few.
(Lk.10,2)



제1독서 이사 66,10-14ㄷ
제2독서 갈라 6,14-18
복음 루카 10,1-9

제 방에서 급하게 종이를 자를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문구용 커터 칼이 없는 것입니다. 빨리 종이를 잘라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주방에 있는 주방용 큰 식칼을 가지고 왔습니다. 식칼도 자르는 것이고, 커터 칼도 자르는 것이니까 당연히 종이를 자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식칼의 날이 무뎌서 그런지 종이는 좀처럼 잘리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주방용 식칼이 훨씬 두껍고 튼튼합니다. 그런데도 종이를 자를 때에는 식칼보다는 문구용 커터 칼이 더 유리합니다. 즉, 상황에 따라서 써야 할 것들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우리의 모습도 그렇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은 튼튼한 반면, 다른 사람은 병약합니다. 어떤 사람은 갖은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은 못하는 것투성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의 기준일 뿐 하느님께서 쓰시는 용도는 같을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스스로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은 능력도 없고, 재주도 없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쓰고자 하는 나의 모습을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가지고도 크게 쓰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스스로 할 수 없는 것들을 찾아나서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일할 수 있음에도 일할 수 없다고 누워서 떼를 씁니다. 이 몸으로 무엇을 하겠냐고, 자기보다 능력 많은 사람들이 많다면서, 가진 것이 없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닐까요?

사제, 수도자 성소가 부족할 것을 미리 예견해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지 못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을 향해서 하신 말씀인 것입니다. 인간적이고 세상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의 일을 할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일꾼으로 주님의 일을 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높은 지위와 명예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주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종이를 자르는 데에는 두껍고 튼튼한 식칼보다는 얇은 문구용 커터 칼이 더 필요한 것처럼, 우리를 쓰고자 하시는 주님의 뜻에 맞춰서 최선을 다해서 사는 삶이 바로 주님의 일꾼으로 살아가는 모습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삶은 서너 가지 이유 때문에 살 만한 거고, 나머지는 들판의 비료 같은 거야.(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축성받는 새사제의 거룩한 손. 이 손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

유대인 교육학자들은 “신은 인간에게 삼천 가지의 재능을 지니고 태어나게 한다.”고 합니다. 아무런 재능 없이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재능을 미래에 어떻게 꽃피우느냐 하는 것입니다. 만일 미래를 두려워한다면 재능을 한 가지도 꽃피우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잘 생각해보면, 지금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지요. 미래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절대로 펼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과 주님께서 만들어주신 자기 자신을 믿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숨어 있는 재능까지도 찾아서 쓰게 됩니다.

어쩌면 삼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내가 아닐까요? 단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재능들이 하나둘씩 숨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 재능들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나를 위해 배려하신 주님의 사랑을 분명히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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