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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첫 단추가 이미 꼬였습니다.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08 조회수515 추천수1 반대(0) 신고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창세 34장을 읽으면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디나의 폭행 사건을 이야기하는 장면인데 이 장면의 이야기를 보면,
거의가 다 부정적인 장면들이입니다. 왜 그럴까? 하고 묵상해 보았습니다.

아하, 이미 하모르의 아들 스켐이 디나를 보고, 그를 데리고 가서 겁탈하였기 때문입니다.
일의 시작이 겁탈인데  겁탈이 무엇인지요? 겁탈하는 쪽의 일방적인 자기만족의 표현이
아닐런지요? 상대방의 의사를 묻지 않고 자기 맘대로 자기 만족을 위해 하는 행위가
아닌지요? 일이 이렇게 시작되었으니 처음부터 꼬인 것입니다. 바로 첫 단추가 꼬이면
결국 마지막 단추까지 꼬이게 되어있지 않는지요?

디나의 폭행 소식을 들은 야곱은 왜 바로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야곱은 딸 디나의 폭행 소식을 듣고 어떤 마음이었고 무엇을 생각했을까?
성경은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야곱은 스켐이 자기 딸 디나를 더럽혔다는 말을 들었지만, 아들들이 가축과 함께 들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창세 34,5)

야곱의 자기 컴플렉스(?)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아버지 이사악과 형 에사우를 속였던 자기 컴플렉스가 아무 말도 못하게 하지는
않았을까? 사실 자기 자신을 잘 알면 자기가 저질렀던 비슷한 일에 대해서 자신 있게
판관으로 나설 용기가 없지 않는지요?

아무튼 야곱은 아들들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야곱의 아들들은 소식을 듣고 분개하여 화가 치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할 처리할 것인지 아버지 야곱과 상의하지 않습니다.

화난 사람이 자기 감정에 그저 충실하게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성을 잃고 화가나면 이처럼 모두에게 유익이 되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모두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나눌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화가 나면 그 화가 난 감정에 즉각 반응하고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그 결과로 그들은 어떻게 했는가?

역시 스켐과 그 아버지 하모르에게 거짓으로 대답하였습니다(창세 34,13 참조)
그 결과 스켐과 그 아버지 하모르와 그 마을 사람들도 자신들의 욕심과 욕망에
맞추어 야곱의 아들들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오직 자신들에게 유익이 되고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창세 34,23 참조).

결국 그렇게 서로 계획된 옳지 않은 방식의 일들은 불행을 낳았습니다.
시메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거침없이 성읍으로 들어가 남자들을 모조리 죽였습니다.

"그러자 야곱이 시메온과 레위에게 말하였습니다. '너희는 이 땅에 사는 가나안 족과
프리즈족에게 나를 흉측한 인간으로 만들어 나를 불행에 빠뜨리는구나. 나에게는
사람들이 얼마 없는데, 그들이 합하여 나를 치면, 나도 내 집안도 몰살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누이가 창녀처럼 다루어져도 좋다는 말씀입니까?'하고
말하였다. "(창세 34,30-31)

야곱은 왜 이렇게 말하고 있을까?
자신의 경험 안에서 '흉측한 인간'의 불행했던 고통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야곱은 지난 20년간 자신의 흉측에 대한 댓가를 충분이 맛보았던 사람이 아니던가요?
이것이 딸 디나의 불행보다 자신의 고통이 먼저 다가온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지닌 한계는 아닐런지요?
바로 자기 손톱 밑에 찔린 가시가 가장 아프고,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씨가 가장 뜨겁다는
의미는 아닐런지요?

아들들의 이 말에 야곱은 입을 열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누이가 창녀처럼 다루어져도 좋다는 말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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