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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7/13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작성자김대열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3 조회수407 추천수8 반대(0)

2013713일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마태오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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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한국에 있을 때의 이야기를 하나 꺼내보려 한다.

새벽 6, 아침 9시와 11시 그리고 저녁 7시에 미사가 있었고, 그 네 대의 미사를 모두 집전한 주일이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 여고생이 네 대의 미사에 모두 참례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매 미사마다 헌금을 하러 줄을 섰고 헌금을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저녁 미사가 끝나고 소녀를 불러, 왜 네 번이나 헌금을 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소녀는 작은 소리로 남들 다 헌금하러 나가는데, 저만 가만히 혼자 앉아 있으면 창피하잖아요.” 라고 대답을 한다.

 

부끄럽다는 말을 생각해 본다.

부끄러워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커다란 선물이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자신 안에서 발견되는 옳지 못한 행동이나 마음에 대해, 혹은 최선을 다하지 못한 부족함에 대해 느끼는 것과 같은 부끄러움이다.

또 하나는 순수성에서 나오는 수줍음과 같은 부끄러움이다.

이 두 가지의 부끄러움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게 하며,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신앙의 길로 인도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상적인 부끄러움과는 달리 일그러진 부끄러움이 존재한다.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마음이 만들어내는 부끄러움이다.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우리가 과연 혀를 차며, 앞에서 소개한 소녀를 걱정할 처지는 되는 것일까?

때로는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성호조차 긋지 못하거나, 허벅지에 슬그머니 그은 적은 없었던가?

엄지 손가락 하나로 전광석화처럼 명치부위에 십자가를 그은 적은 없었던가?

 

그리스도는 분명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자랑거리다.

우리가 자신의 신앙을 숨기려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부끄러워한다는 이야기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사람이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 아닌 것, 아니 자랑스러워 해야 할 것조차 부끄러워하는 우리가 아닌지 뒤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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