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4 조회수404 추천수4 반대(0)

세상의 신문은 보지 않지만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은 보고 있습니다. 세상의 일들은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의 것들은 보면서 마음이 불편한 것들이 많습니다. 정치권은 늘 정쟁을 일삼고 있고,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고, 인간의 양심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은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이번에 가톨릭신문과 평화신문을 읽으면서 몇 가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새로운 회칙 ‘신앙의 빛’을 반포하셨습니다. 세상은 물질과 자본, 과학과 이성의 눈으로 살아가지만 신앙인들은 무엇보다 신앙의 빛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정의와 진리는 신앙과 사랑이 함께 있어야 빛을 발한다고 말을 합니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보육원의 아이들이 잔병치례를 많이 하는 것은 물질적인 풍요와 더불어 부모님의 사랑이 더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3부부가 전국의 성지 111곳을 순례하였다는 기사였습니다. 순교자들이 목숨을 바친 곳, 순교자들이 묻힌 곳,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서 숨어 살던 곳, 신앙인들이 함께 모여서 기도를 바치던 곳들이 성지가 되었습니다. 매 주일 아침에 성지를 향해서 순례를 떠나는 그 부부들은 이미 이 세상에서 천상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제인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그분들은 삶 속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앙은 직분에 따라서 커지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실천에 의해서 성숙하는 것입니다. 랍비도, 바리사이도, 사제도 신앙의 실천에서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따를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가 지금 상처입고 신음하는 이의 진정한 이웃입니까?

세 번째 이야기는 은퇴하신 주교님과 신부님의 이야기입니다. 사제서품 60주년을 맞이하신 드봉주교님은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제들이 좀 더 가난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것들을 추구하기 보다는 영적인 것들을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제들 또한 영적인 만남을 통해서 내면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드봉주교님의 환한 웃음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또 한분은 사제서품 53년이 되신 유재국 신부님의 이야기입니다. 신부님께서는 은퇴하신 후에 성경필사를 하시면서 지내고 계셨습니다. 프랑스에서 사제서품을 받으셨기에 불어 성경을 필사하셨고, 지금은 영어성경을 필사하고 계십니다.

사제생활 22년을 하고 있는 저는 정말 그분들의 신발 끈도 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제가 어릴 때보다는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릴 때, 마을 사람들은 공동수도로 물을 사러 갔습니다. 집에는 수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는 공동화장실에 줄을 서곤 했습니다. 화장실이 없는 집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텔레비전이 없는 집이 많아서 동네 만화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곤 했습니다. 그 모든 부족한 것들이 채워지고 있는 지금, 과연 그때보다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고, 즐거운지 돌아봅니다. 작은 것들도 이웃들과 나누었던 그때, 옆집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했던 그때, 동네 개울에서 물장구치던 그때가 지금보다 불편하기는 했지만 불행했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희망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좋겠습니다. 조미료를 가미하지 않은 음식이 입맛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건강에 좋은 것처럼, 조금은 재미없고, 눈에 차지 않는 것 같지만 평화방송, 가톨릭신문, 평화신문은 우리의 영적인 갈증을 풀어 주고 있습니다.

신앙의 빛으로 사는 것은 거창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한주라도 교회의 소식을 가까이 하고, 영적인 서적을 읽어보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신앙의 빛은 우리의 어둠을 밝게 비추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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