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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려워하지 마라 - 2013.7.13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4 조회수393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7.13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창세49,29-31.33;50,15-26ㄱ 마태10,24-33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말씀 묵상 중 마음에 와 닿은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마디입니다.

 

저희 수도원 십자로 돌 판에 새겨진 성구도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세상에 두려움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외롭다, 그립다, 두렵다, 모두 인간 실존의 적나라한 모습입니다.
약하고 불완전한 인간입니다.
외로워서 사람이고, 그리워서 사람이고, 두려워서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선적인 근원적인 정서가 두려움입니다.
두려움 앞에는 그리움도 외로움도 발붙이지 못합니다.

 

두려움에 완전 포위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 대한 두려움, 실직에 대한 두려움, 가난에 대한 두려움,
병고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 끝이 없습니다.
과연 이 두려움에 대한 근원적인 처방은 무엇일까요?

 

좌우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위로 높이 훨훨 날라는 어느 현자가 정치가에게 한 말이 생각납니다.
좌우사방 두려움의 포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역시 위로 높이 훨훨 날아오르는 자아초월의 길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이 함께 할 때 위로 높이 훨훨 날아오르는 자아초월입니다.
두려움에 대한 답은 사랑의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만이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실 때 자아초월이요 두려움의 정체는 환상임이 들어납니다.

 

“나다(I AM)”

 

바로 이게 하느님의 이름입니다.
주님의 ‘두려워하지 마라’ 말씀에는
으레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말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을 경외할 때, 하느님을 찾을 때, 하느님을 사랑할 때
‘내가 너와 함께 있다(I AM with you)’ 말씀하신 주님을 깨닫습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마태10,28).

 

하느님을 경외하여 두려워할 때 비로소 세상 온갖 두려움에서 해방입니다.
참 평화와 자유입니다.
하느님을 믿을 때 신뢰요, 하느님께 희망을 둘 때 겸손이요,
하느님을 사랑할 때 지혜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 희망, 사랑이,
여기에서 선사되는 신뢰와 겸손, 지혜가 두려움에 대한 유일한 처방입니다.

 

“참새 두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 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할 때 사라지는 두려움의 환상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두려움의 환상은 실재로 둔갑하여 우리를 노예화합니다.

오늘 야곱과 요셉의 전혀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 평화로운 죽음이 감동적입니다. 바로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뢰를 반영합니다.
형제들을 용서하는 다음 요셉의 말에서
그의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그의 겸손, 지혜가 잘 들어납니다.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내가 하느님의 자리에라도 있다는 말입니까?
형님들은 나에게 악을 꾸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것은 오늘 그분께서 이루신 것처럼, 큰 백성을 살리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두려워하지들 마십시오.”

 

하느님을 경외하고 신뢰하여 하늘 높이 오를 때
이런 확 트인 시야에 넓고 깊은 관대한 마음입니다.

아침 물안개에 싸인 불암산을 보며 저절로 떠오른 말마디가
‘참 크다, 깊다, 고요하다’였습니다.

큰 믿음의 신뢰를, 깊은 희망에 겸손을, 고요한 사랑에 지혜를 지녔던
산 같은 야곱이요 요셉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두려움의 환상을 말끔히 몰아내시고
당신과 함께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가난한 이들아, 하느님을 찾아라.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우어라.”(시편69.33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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