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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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5 조회수950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7월 15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



Whoever loves father
or mother more than me is not worthy of me,
and whoever loves son or daughter more than me
is not worthy of me;
and whoever does not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after me is not worthy of me.
(Mt.10,37-38)



제1독서 탈출 1,8-14.22
복음 마태 10,34─11,1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제가 직접 미사도구를 챙겨서 매주일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런데 미사 가방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 커다란 초가 아닌 조그마한 티 라이트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자주 미사를 해서 그런지 어느새 이 티 라이트가 다 떨어진 것입니다. 이를 구하기 위해 동네 문구점을 가보니 10개에 3,000원이더군요. 바로 그 순간에 인터넷 쇼핑몰이 더 싸지 않을까 싶어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100개에 9,900원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저를 유혹하는 문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글쎄 25,000원 이상 구입하면 배송비 2,500원이 할인된다는 것이었지요. 순간적으로 갈등이 생겼습니다. 그냥 살 것인지, 아니면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서 다른 물건들도 함께 구입해야 할 것인지를 말입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해서 우선 100개들이 티 라이트를 2박스 구입하고 티 라이트를 담을 수 있는 홀더 역시 몇 개 구입해서 25,000원을 넘겨서 배송비를 할인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게 저에게 이득이 돌아온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티 라이트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았고, 또 홀더 역시 기존의 것을 쓰면 되었기 때문에 필요 없었거든요.

결국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티 라이트 몇 개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동네 문구점에서 3,000원 주고 살 것을 그랬습니다. 많은 것을 싸게 구입해서 커다란 이득을 본 것 같지만, 필요 없는 것을 구입한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이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들에게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유혹합니다. 또한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다른 사람들을 다스려야 커다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세상의 기준을 따르면 과연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적게 소유하고, 세상의 자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경우를 보게 되지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느님의 기준을 따르길 원하십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이 나눠야 할 것이고, 더 많이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고 하시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복잡한 세상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융통성 없고 무책임한 사람 취급을 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기준들이 참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세상의 흐름을 거부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따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러한 이유로 주님께서는 평화가 아닌 칼을 주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세상의 나쁜 것은 나쁜 것이기에, 세상 사람들과 분리되어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사람들의 배척을 당할 수도 있기에 서로 칼을 맞대는 것처럼 살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따르겠습니까? 주님께서 내세우는 기준을 따를 때, 이 세상 안에서 잘 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이 보장되는 하느님 나라에서는 분명히 후회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가장 좋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고, 다음으로 좋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며, 가장 나쁜 것은 아무 결정도 하지 않는 것이다(로저 엔리코).


이 달콤한 빵처럼, 우리의 삶 역시 주님 안에서 달콤해지길 바랍니다.



하느님 일이 먼저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볼링이 너무나 치고 싶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세 가지 정도를 들 수 있었지요.

첫째, 아침에 비가 와서 자전거를 탈 수 없어서 운동을 거의 못했습니다.
둘째, 그래서 온 몸이 뻐근합니다.
셋째, 한 주일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합니다.

그러나 할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첫째, 며칠 전에 고장 난 컴퓨터를 고쳐야만 했습니다.
둘째, 집안 청소 및 정리를 해야만 했습니다.
셋째, 강의 준비와 원고 작성으로 인해 시간이 부족합니다.
넷째, 무엇보다도 저녁 묵상을 하지 않았는데, 만약 볼링을 치고 오면 여유 있게 묵상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습니다.

한참을 갈등했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은 볼링이 아니라 묵상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일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성당에 올라가서 한 시간 가량 묵상을 하니, 복잡한 내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침묵 속에서 제 마음 속에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해야 할 일들을 어느 정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세상 일이 먼저가 아니라 하느님 일이 먼저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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