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17 조회수342 추천수6 반대(0)


음식점엘 가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짬뽕을 먹을까? 자장면을 먹을까?’ 입니다. 냉면을 먹을 때면 ‘물냉면을 먹을까? 비빔냉면을 먹을까?’입니다. 어떤 분은 소신 있게 음식을 주문합니다. 어떤 분은 다른 분들이 선택한 음식을 따라서 주문합니다. 또 다른 분은 ‘아무거나’라고 말을 합니다. 자신이 먹을 음식을 자신이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보다 좀 신중해야 하는 선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성적에 맞추어서 정해야 갰지만, 어떤 학생들은 자신의 인생이 걸린 대학과 학과의 선택도 자신이 정하지 못합니다. 그것도 부모님께서 정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신학대학교를 선택하였고, 지금까지 후회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직업 선택의 기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최상의 선택은 의미 있는 일이며 재미도 있고, 급여도 많은 직업입니다.
차선의 선택은 급여는 조금 적지만 의미 있고, 재미있는 직업입니다.
차악의 선택은 급여는 조금 되지만 의미 없고, 재미없는 직업입니다.
최악의 선택은 급여도 적고,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직업입니다.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선택 기준은 어떠해야 할까요?
신학생 때, 천마산엘 갔었습니다. 본당의 청년들과 함께 갔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함께했던 친구들의 의견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비가 곧 그칠 태니 그냥 저녁을 먹고, 텐트를 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산에서는 폭우가 위험하니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분분할 때, 모두들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제가 신학생이니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비가 조금 내릴 거라고 생각하고 머물자고 하면 짐을 옮기지 않아도 되고, 밥을 먹으면 되는 선택입니다. 폭우로 변할지 모르니 일단 짐을 다 옮기자고 하면 안전하기는 하지만 비가 금세 그치면 일만 번거롭게 한 선택이 됩니다.

사제가 되고 나서,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하였습니다. 어떤 선택은 참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선택은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대부분의 신자분들이 저의 선택을 존중해주셨습니다. ‘신부님께서 하신 결정이니 믿고 따르자!’라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늘 최선, 최상의 선택을 한 것이 아닙니다. 더러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그런 저의 선택을 믿고 따라주는 신자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큰 사명을 주십니다. 모세는 말 주변도 없고, 오랜 동안 도망을 다니면서 살았습니다. 그런 모세에게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려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의 능력과 인품을 본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모세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 모세가 하는 모든 결정과 선택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고 하십니다. 이 보다 더 큰 위로와 용기는 없습니다. 이제 모세는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말로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끄는 것이 아닙니다. 모세는 모든 것을 준비하시는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에 서 있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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