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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승리의 행진(行進) - 2013.7.20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1 조회수36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7.20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탈출12,37-42 마태12,14-21

 

 

 

 

 

승리의 행진(行進)

 

 

 

 

 

오늘 1독서의
이집트로부터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의 행진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흡사 승리한 군대의 행진 같습니다.
‘행진’, ‘주님의 모든 부대’ 등 어휘도 군대의 용어입니다.

화답송 시편의 찬미가는 행진 시 군가 같습니다.
순례 여정 중 찬미가를 힘차게 부르며 걷는 모습이라면
얼마나 역동적인 장면이겠는지요.
오늘 이스라엘 백성의 승리의 행진은 그대로 순례여정 중의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우리 분도수도형제들이 저녁기도에 앞서 스타시오 한 후 행렬을 지어
성당으로 입당할 때 승리의 행진 모습 또한
하느님을 향한 순례여정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주일 미사 때 마다 줄을 지어 수도원 정문을 통과하여 들어오는
신자들의 모습 역시 승리의 행진을 연상케 합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습니다.
다음 대목에서 깨닫는 진리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에서 산 기간은 사백삼십 년이다.
백삼십 년이 끝나는 바로 그날, 주님의 모든 부대가 이집트에서 나왔다.’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때와 하느님의 때는 다릅니다.
하느님은 430년 기다린 후 때가 됐을 때
이스라엘 백성의 탈출의 위업을 감행하십니다.
하느님의 때가 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믿음임을 깨닫습니다.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승리의 행진 중인 이스라엘 백성의 총사령관은 주님의 종 모세지만
실제 승리로 이끈 분은 하느님이심을 다음 대목이 입증합니다.

 

‘그날 밤, 주님께서 그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려고 밤을 새우셨으므로,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도 대대로 주님을 위하여 이 밤을 새우게 되었다.’

 

우리가 새워야 할 그날 밤은
바로 주님 부활에 앞선 부활 성야의 성토요일 밤임을 깨닫습니다.

1독서가 주님의 종 모세를 통한 외적 승리의 행진을 보여 준다면
복음은 주님의 종 예수님을 통한 내적 승리의 행진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물러가셨는데
수많은 군중이 그를 따랐다 하니 흡사 행진하는 모습입니다.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가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주님의 종 모세와 예수님께 그대로 해당되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지만,
승리의 행진 여정 중에 있는 우리 모두에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종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주님의
종의 모습을 통해 영적전쟁에 승리를 위한 세 가지 내적자세를 가르쳐줍니다.

 

 

 

첫째, 고요함입니다.

 

고요함을 추구하는 이들은 겸손합니다.
어떤 처지에서든 자중자애(自重自愛)함으로 자존감을 지킵니다.

어느 주교님의 고백도 잊지 못합니다.
“내 후배가 주교가 되면 나는 정말 잘할 것 같습니다.
두 배로 순종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무 비참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중자애의 겸손한 분임이 분명합니다.
주님의 종의 우선적 조건이 고요함이요 겸손입니다.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이래야 싸우지 않고 상생(win-win)의 승리입니다. 아
침독서 시 바오로의 핍립비서(2,14-15) 말씀도 생각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불평을 하거나 다투지 마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은 나무랄 데 없는 순결한 사람이 되어
이 악하고 비뚤어진 세상에서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하늘을 비추는 별들처럼 빛을 내십시오.”

 

43년 전, 1970년 군 입대 시
저를 위한 기도 중 목사님이 인용했던 이 말씀이 지금 새롭게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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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항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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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견뎌내는 자가 구원 받습니다.
성 베네딕도 역시 형제들의 약점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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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항구히 견뎌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정주서원과 직결되는 항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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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톨릭 고승의
‘하느님의 일이란 결국 인간이 내적으로 하느님 앞에 항구하게 서 있음을 의미한다.’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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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자비로움입니다.

 

약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연민과 공감을 뜻합니다.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는’
한없이 인내하며 약하고 부족한 자들을 받아들이는 자비로운 이들이요
하여 모든 이들의 희망이 된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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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국가는 높은 계층의 시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의해서가 아니라 .
가장 낮은 계층의 시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한다.”

국가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고요함, 항구함, 자비로움은 그대로 주님의 종인 관상가의 특징입니다.
모세가 그랬고 예수님이 그랬습니다.
이런 내적자세로 살 때 말 그대로 하느님 향한 승리의 행진 여정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고요하고 항구하며
자비로운 주님의 종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시편31,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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