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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2 조회수374 추천수6 반대(0)

오늘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입니다. 막달레나 성녀는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성서는 그녀가 마귀에 들렸었다고 하며, 몸을 파는 여인이었다고도 전해줍니다.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고, 세상을 원망하고, 분노에 찬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만나면서 삶이 변화되었고, 세상을 사랑하게 되었고,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알았습니다. 성서는 예수님을 만나면서 변화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갈릴래아의 평범한 어부였던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세리였던 마태오는 예수님의 삶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복음서를 전해 주었습니다. 역시 세리였던 자캐오는 자신만을 위한 삶에서 남을 위한 삶을 살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희망이 없던 이들, 죄인들’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위로를 받았고, 치유를 받았고, 용서를 받았습니다. 이제 그들은 들판의 이름 없는 돌에서 천국의 계단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저는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잘 하지 못하고, 미운 오리 새끼처럼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주변을 맴돌면서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업시간에 생물 선생님께서 칠판에 판서를 하시면서 저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읽어야 할 책을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선생님께서 제 이름을 부르시는 것을 들었고,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를 이해하시는 것 같았고, 저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어서 생물 공부를 열심히 하였고, 다른 공부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저를 불러주시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저를 변화시켜 주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으면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됩니다. 세례명입니다. 세례명은 성인들의 이름에서 정하게 됩니다. 세례명을 부르고, 그 이름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우리의 삶도 성인들의 모습을 조금씩 닮게 되는 것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바보라고 하거나, 죽일 놈이라고 욕하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들입니다. 우리가 정성을 다해서, 사랑을 담아서 그들을 불러 줄 때, 우리들 또한 그렇게 대접을 받는 것입니다.

태조 이성계와 무학 대사의 이야기는 우리가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성계는 무학 대사에게 말을 합니다. 스님은 꼭 돼지 같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무학 대사는 말을 합니다. 왕께서는 부처님처럼 생겼습니다. 그러자 이성계는 말합니다. 나는 스님을 돼지처럼 생겼다고 조롱을 했는데 스님은 어째서 저를 부처님처럼 생겼다고 덕담을 하십니까? 그러자 무학 대사는 말합니다.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상대방을 소중하게 바라보면 우리들 또한 소중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을 비하하면 우리들 또한 그런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왕비처럼 대하면 남편은 왕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편이 아내를 하녀처럼 대하면 남편 또한 종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리아’를 부르셨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을 부르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비로운 마음으로 마리아를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의 그 마음이 마리아에게 전해 졌고, 마리아는 이제 절망을 버리고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쁜 소식을 다른 제자들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연도를 할 때, 성인호칭기도를 합니다. 천상의 성인들의 도움으로 세상을 떠난 영혼이 영원한 생명에로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제 세상을 떠나 낯선 곳으로 먼 여행을 떠나는 영혼에게 천상의 모든 성인들이 먼 여정의 길동무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분노, 미움, 멸시, 조롱, 저주의 마음으로 부르면 우리들 또한 그렇게 변화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용서, 사랑, 자비, 이해의 마음으로 부르면 우리들 또한 그렇게 변화 될 것입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이웃들을 어떤 마음으로 부르고 있는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시인 김춘수는 ‘꽃’이라는 시를 통해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 말해 주고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이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이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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