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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4 조회수97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A sower went out to sow.
And as he sowed,
some seed fell on the path,
and birds came and ate it up.
(Mt.13,3-4)



제1독서 탈출 16,1-5.9-15
복음 마태 13,1-9

언젠가 제 친형님으로부터 자신이 옛날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에서 연습을 할 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형님에게 있어서 난생 처음 해 보는 운전이 그리 쉽지는 않았나 봅니다. 그래서 운전 연습을 하면서 많이 실수도 했나 봐요. 이렇게 실수를 하는 형님에게 옆에 앉은 운전 조교가 좋게 말할 리가 없겠지요. 야단도 치고 무안도 주었는데, 어느 날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학교는 나왔어요?”

운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실수만 하는 형을 조교가 보기에는 학교도 나오지 못한 무식한 사람으로만 생각했나 보지요. 이 말은 들은 형이 더욱 더 무안하고 창피했던 것은 당연했겠지요. 형이 그래도 남들이 가고 싶어 하고 또 좋은 학교라고 평가받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는데, ‘학교는 나왔냐?’는 말을 들었으니 어떻게 기분이 좋겠습니까?

거의 30년 전의 이야기인데 아직도 잊지 않고 말하는 것을 보면 그때의 일이 충격이기는 충격이었나 봅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가 하는 말 한 마디가 상대방에게 잊지 못할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말이지요. 그러므로 겉모습만을 보고서 쉽게 판단하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또한 나만의 잣대만을 내세우는 것 역시 올바른 판단을 가져올 수 없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이 원칙을 항상 지키셨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가진 것이 없어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서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주님과 반대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사람과만 함께 하려 하고, 내가 높아질 수 있다면 남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합니다. 따라서 그러한 태도에서 벗어나 대신 주님의 원칙을 따를 때 주님의 말씀을 내 안에 모시고 참된 행복의 길로 걸어갈 수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말씀을 하십니다. 이 씨 뿌리는 사람이 뿌린 씨가 어디에 떨어졌습니까? 길에, 돌밭에, 가시덤불 속에, 그리고 좋은 땅에 떨어집니다. 우리 같으면 당연히 좋은 땅에만 씨를 뿌릴 것 같은데, 이 씨 뿌리는 사람은 장소에 상관없이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인 것이지요. 우리 모두가 좋은 땅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길, 돌밭, 가시덤불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주님께서 당신의 은총을 거두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열매를 맺는 곳은 어떤 땅입니까? 바로 좋은 땅에서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기회를 똑같이 주십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좋은 땅, 즉 주님의 뜻을 철저히 따르는 올바른 마음을 간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나는 어떤 땅입니까?

 
사랑한다는 건 가슴에 뚜벅뚜벅 발자국이 찍히는 것이다(백승우).


신학과 1학년 학생들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소한 것은 없다
 

건축가를 꿈꾸던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마을을 설계하고 싶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수없이 다듬어 설계도를 완성한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목수를 찾아갔다. 그러곤 자랑스레 설계도를 내밀었다.

목수는 설계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했다.

“이건 행복한 마을이 아니라 슬픔과 불행의 마을이로군요.”

예상치 못한 말에 놀란 젊은이는 “그럴 리가요?”하고 반문했다.

그러자 목수가 대답했다.

“확실히 애써서 만든 설계도임에는 틀림없어요. 도로와 건물 위치, 소품의 배치도 좋아요. 하지만 당신이 간과한 점이 있어요. 바로 그림자예요. 건물에 그림자가 어떻게 지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군요. 그림자에 둘러싸인 마을은 어두침침한 회색이 되고 말죠. 그러면 사람들이 우울해지지 않겠어요? 명심하세요. 그림자를 얕봐선 안 됩니다. 그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에요.”

월간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에서 본 글입니다. 그림자조차도 사소한 것이 아니라는 말. 크게 와 닿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것들인데, 사소한 것으로 낮게 평가하고 무시했던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그리 소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들은 기를 쓰고 소유하려는 욕심들은 또 얼마나 많았습니까?

주님의 뜻을 항상 마음에 새기면서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지를 마음 안에 담아두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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