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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의 맛, 자유인 - 2013.7.24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4 조회수358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7.24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탈출16,1-5.9-15 마태13,1-9

 

 

 


자유의 맛, 자유인

 

 


오늘은 ‘자유의 맛, 자유인’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아침 성무일도 시 새롭게 와 닿은 시편 두 구절입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라. 내 안의 온갖 것도 그 이름 찬양하라.”
“주님을 찬양하라, 내 영혼아 한 평생 주님을 찬미하라. 이 생명 다하도록 내 하느님 기리리라.”

 

우리 영혼이 주님을 찬미할 때 깊어지는 자유의 맛이요, 내적 자유의 성장입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주님의 맛은 자유의 맛입니다.
자유도 능력입니다. 찬미를 통해 하느님을 맛들일수록 신장되는 내적 자유요 자유의 맛입니다.

 

얼마 전 평양냉면 집에 대한 르포 기사를 통한 깨달음을 나눕니다.
냉면의 맛은 육수의 맛이라 합니다.
아침 3시부터 육수를 만들기 시작하면 오후 1시쯤에야 작업이 마무리 된다 합니다.
장장 9시간 온갖 정성을 다한 섬세하고 치밀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 지는 육수입니다.

 

“처음 먹을 땐 ‘육수가 이리 밍밍한가.’ 싶지만, 한번 맛들이면 자꾸 생각이 나는 별미가 평양냉면입니다.”

 

아, 밍밍한 것 같지만 이런 한번 맛들이면 자꾸 생각나는 육수 같은 삶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삶입니다.
이런 육수처럼 한 번 맛들이면 자꾸 생각나는 맛의 대상이 있습니까?

바로 이런 맛이 상징하는바 자유의 맛, 하느님의 맛입니다.

 

“그런데 음식장사는 늘 같은 맛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주인의 말에 어느 손님의 화답입니다.

 

“저는 이 집에 15년 전부터 즐겨 찾는데
육수가 담백하고 먹고 나서도 뒷맛이 개운해서 계절 가리지 않고 냉면을 즐겨 먹습니다.”

 

그대로 우리 영적 삶과 직결되는 진리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세월 흘러가면서 변질, 변심, 변절, 변신으로 맛이 가 매력을 잃어버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음식은 맛이 가면 버리기라도 하는데
한 번뿐인 인생은 맛이 가도 버리지 못하고 살아내야 하기에 참 어려움이 큽니다.

이 평양냉면의 육수처럼 늘 같은 맛에, 담백하고 뒷맛이 개운한, 자유로운 인생이라면 얼
마나 맛있고 멋있겠는지요.

 

바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탈출기의 모세가 참 자유인의 모범입니다.

 

하느님께 온전히 신뢰와 희망을 두고 하루하루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한 예수님의 모습은
바로 오늘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잘 들어납니다.

묵묵히 주어진 말씀의 씨 뿌리는 사명에 충실할 뿐
어떤 욕심도 결과에 대한 기대도 없으니 자유로울 수뿐이 없습니다.

이렇게 현재의 과정에 충실할 때 과거의 상처는 저절로 치유되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집니다.

 

도대체 100% 완벽한 성공의 삶은 있을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을 봐도, 지금까지 살아 온 현실을 봐도, 지금 세상을 봐도 좋은 땅만의 때는 어불성설입니다.

때로 길가의 열악한 때나 장소도 있고,
돌밭의 때나 거칠고 황량한 때나 장소도 있고, 가
시덤불 같은 혼란하고 복잡한 때나 장소도 있고,
좋은 땅의 때나 장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에 일희일비 할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조망하는 하느님의 시야가 절실합니다.

이런 시야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절망하지 않게 합니다.
하여 각자 고유의 삶의 성경책 렉시오 디비나를 권합니다.

이런 하느님의 넓고 깊은 시야를 지닌 믿음과 희망의 예수님이었기에
참 자유롭고 초연한, 낙관적인 삶을 사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예수님처럼 환경에 개의치 않고
말씀의 씨 뿌리는 선행의 삶에 항구할 때 결국은 풍요로운 결실의 축복인생임을 가르쳐 줍니다.

실패인생인 것 같아도
하느님의 눈엔 우리 인생 어느 구석에서 무럭무럭 익어가는 믿음, 희망, 사랑의 열매일 것입니다.

 

오늘 탈출기의 이스라엘 백성의 현실은 그대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배부른 노예냐 배고픈 자유인이냐 선택의 기로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빵 때문에 자유를, 돈 때문에 하느님을 포기하는, 하여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배고픔의 고통을 체험한 이들이라면 섣불리 이들을 판단하지 못할 것입니다.
적나라한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빵을 배불리 먹던 노예 시절을 그리워하는 배고픈 자유를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자유의 맛을, 하느님 맛을 제대로 모르는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마침내 하느님은 모세를 통해
하늘로부터 메추라기와 만나를 내려 먹여 주심으로 영육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십니다.

이런 광야여정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고 맛들임으로 신장되는 자유의 능력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광야여정 중인 우리를 이 거룩한 미사에 초대해 주셔서
당신 말씀과 성체의 하늘 양식으로 배불리시고 선행의 씨 뿌리는 삶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주님은 하늘의 양식을 주셨네.”(시편78,24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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