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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5 조회수830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7월 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whoever wishes to be great among you
shall be your servant;
whoever wishes to be first among you.
(Mt.20,26-27)


제1독서 2코린 4,7-15
복음 마태 20,20-28

외출하기 위해 교구청 주차장에 세워진 제 차를 향해 걸어가다가 조그마한 달팽이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주 느릿느릿 앞으로 나아가고 있더군요. 문득 이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의미 없어 보였습니다. 어디를 가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렇게 느리게 가서 언제 목적지에 도달할까 싶었지요.

한 시간 정도 외출을 나갔다가 다시 교구청으로 들어왔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오는데 한 시간 전에 보았던 달팽이가 생각나더군요. 그렇게 느리게 가고 있었던 달팽이가 지금은 어디쯤 갔는지 궁금한 것입니다. 동시에 ‘한 시간 동안 달팽이가 움직이면 얼마나 움직였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주차장 주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느린 달팽이의 움직이는 속도라면 분명 이 근처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달팽이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포기를 하고 사제관 쪽으로 걸어가는데 화단에 달팽이 하나가 보이는 것입니다. 크기며 겉모습아까 주차장에서 보았던 달팽이였습니다.

느릿느릿 움직여서 제 시선을 벗어나는 곳까지 이동한 것입니다. 그리고 느리다고 과소평가했는데 그 느린 움직임 자체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우리가 행하는 작은 움직임 자체가 처음에는 별 볼 일 없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 움직임을 통해서 큰일을 하시는 하느님의 영광을 이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행동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남들이 보고 인정하는 큰일만을 좋아하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알아주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하느님께서 보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다가와 엎드려 청합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십시오.”

하늘나라에서 주님의 양 옆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입니다. 이 세상 안에서 높은 자리를 욕심내는 것처럼, 하늘나라에서도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 다른 제자들이 무척이나 불쾌하게 여기지요. 다른 제자들 역시 그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화려한 결과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십니다. 바로 이 세상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움직임. 즉, 주님의 뜻에 맞춰서 움직이는 작은 움직임들을 통해서만 하늘나라의 높은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이야기하시지요.

첫째가 되려는 이는 종이 되어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낮추는 작은 사랑의 움직임을 실천하는 우리가 됩시다.

 
불편함을 동반하지 않는 변화는 없다. 나쁜 쪽만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의 변화도 마찬가지다(리처드 후커).


야고보 사도. 축일을 맞이하시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내려 놓으세요.
 

어떤 형제님이 영적으로 뛰어나다는 어느 수도원의 수사님을 찾아가 묻습니다.

“수사님, 저는 얼마나 힘든 삶을 지내는지 모릅니다.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너무나도 불행합니다. 제발 저에게 행복해지는 비결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수사님께서는 “제가 지금 정원을 가꾸어야 하거든요. 그동안에 이 가방 좀 가지고 있어 주세요.”라고 부탁을 합니다.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지요. 그는 행복의 비결을 말씀해주지 않고 가방을 가지고 있어 달라는 부탁에 당황하기는 했지만, 정원 가꾸는 일이 급해서일 것이라는 생각에 가만히 가방을 들고 있었습니다.

별로 무겁지 않다고 생각했던 가방이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겁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30분쯤 지나자 점점 어깨가 쑤셔옵니다. 하지만 수사님은 도대체 일을 마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지요. 참다못한 이 형제님께서는 수사님께 물었습니다.

“수사님, 이 가방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합니까?”

이 말에 수사님께서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아니, 무거우면 내려놓지 뭐 지금까지 들고 계십니까?”

바로 이 순간 형제님께서는 커다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이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내려놓으면 편안해지고 자유로워지는데, 그 무거운 것들을 꼭 움켜잡고 가지고 있으려고 해서 힘들고 어려웠던 것이지요.

우리는 어떤가요? 혹시 내가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은 아닌지요? 주님 앞에 모두 내려놓으세요. 그래야 행복이 바로 내 옆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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