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6 조회수374 추천수6 반대(0)


오랜 만에 아이들과 캠프를 함께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예수님의 12제자들의 이름으로 12모둠으로 나누었습니다. 아이들은 시간을 잘 지키는지, 율동을 잘 따라하는지,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잘 듣는지, 이동할 때 질서를 잘 지키는지, 발표를 잘하는지에 따라서 은총의 열매를 나누어 줍니다. 참 신기하게도 어떤 모둠은 은총의 열매를 많이 받는데, 어떤 모둠은 받은 은총 열매를 빼앗기도 합니다. 모두들 여름캠프를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 온 것인데, 모둠은 여러 본당의 아이들을 임의로 나눈 것인데도 차이가 납니다. 어제 잘 못했던 모둠은 오늘 칭찬을 해주고, 격려를 해 주니 모두 신나서 함께 했고, 어느덧 은총 열매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모처럼 좋은 날씨를 주셨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보니, 제 마음이 다 시원해집니다. 수련장에 온 아이들 모두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바랍니다. 약간씩 찰과상을 입는 아이들은 있지만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다 집으로 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3번 더 아이들을 만나야 합니다. 처음이 긴장되고 어렵지, 다음 차수부터는 저도 여름캠프를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둠을 맡아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선생님, 뒤에서 물품을 준비하고, 진행을 도와주시는 선생님, 캠프 전체를 진행하시는 선생님, 아픈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선생님이 있기에 캠프는 좋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니, 저의 어릴 때가 생각납니다. 어릴 때 학교 가는 길은 2가지 였습니다. 하나는 길게 뻗은 대로를 걸어가는 것입니다. 별로 재미는 없지만 빠른 시간에 학교에 갈 수 있는 길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어린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가게들이 즐비한 동네길입니다. 어린학생들에게 동네 길은 커다란 유혹입니다. 우선 먹을거리가 많았고, 다음은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임도 많았습니다. 동네 길을 선택하면서 한눈팔지 않고 학교로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팥빙수, 색소를 넣은 냉차가 있습니다. 늘 있는 것은 국화 빵, 떡볶이, 오뎅입니다. 설탕을 녹여서 각종 모형물을 만들어서 뽑기를 하는 것도 있고, 물방개를 이용한 게임, 구술을 이용한 게임, 주사위를 이용한 게임, 판을 돌리고 화살을 던지는 게임도 있습니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재미있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린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은 만화가게입니다. 만화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보다 훨씬 재미있고, 쉽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잠시 머물다가 학교로 발길을 향합니다. 늦으면 선생님한테 혼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수업시간이 다 되도록 골목길에서 놀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많은 아이들이 길게 뻗은 대로를 이용하지 않고, 놀 거리가 많은 골목길을 이용합니다. 물론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아이들은 불량식품이 즐비한 골목길을 이용하지 않고 대로를 이용해서 집으로 갑니다.

어른이 되면 쉽게 유혹을 이겨낼 것 같지만 어른들에게는 또 다른 유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욱 아름답게, 더욱 현란하게 포장된 유혹들이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곤 합니다. 가정에 충실하고, 신앙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세상의 유혹들 앞에서 잠시 머물기는 하지만 그곳에 마음을 빼앗기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가정으로 돌아옵니다. 회식이 있더라도 집에 꼭 연락을 하고 다음 날을 위해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돌아옵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어른들은 어린이가 골목길에서 오래 머물듯이 유혹을 이기지 못하기도 합니다. 술을 지나치게 마시기도 하고, 게임에 빠져서 힘들게 번 돈을 탕진하기도 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주말에는 하루 종일 자거나 텔레비전 앞에 있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3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봅니다.
첫째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주일미사를 가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주일 미사에 오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출근할 때 힘들고, 때론 결근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오늘도 술집에서 12시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운동을 하고 책을 읽는 것이 몸과 마음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일로 미루는 사람들입니다.
둘째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개선을 하지만 ‘작심삼일’인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어도 처음 몇 장만 읽고 마는 분들이 있습니다. 성경쓰기를 시작해도 앞부분만 겨우 쓰는 사람들입니다. 운동을 하기 위해서 거금을 들여 러닝머신을 사지만 나중에는 빨래를 너는 기구로 변하게 되는 사람입니다. 영어 공부한다고 학원에 등록을 했지만 한 달에 겨우 몇 번 가기 못하는 사람입니다. 마음은 있지만 의지가 약한 사람들입니다.
세 번째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꾸준히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절제하는 사람입니다. 무엇이든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입니다. 수영을 시작하면 빠지지 않고 배우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으면 끝까지 다 읽는 사람입니다. 소중하고 중요한 일들을 미리 하기 때문에 언제나 여유가 있고, 자신이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설명해 주십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3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말씀을 듣고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하느님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행복하여라!”
지혜의 말씀, 생명의 말씀이 메말라서 황폐하게 되는 것도 우리 선택의 결과입니다. 작은 씨앗이 자라나서 열매를 맺는 것도 우리 선택의 결과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강물에 떠밀려가는 나뭇잎처럼 살기를 바라시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강물을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살기를 바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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