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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7 조회수619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7월 27일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because while you are pulling the weeds,
you may root up the wheat with them.
Let both grow together until the harvest.
At that time I will tell the harvesters.
(Mt.13,29-30)



제1독서 탈출 24,3-8
복음 마태 13,24-30

제가 어렸을 때에만 해도 정전될 때가 종종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집에 항상 준비되어 있었던 것이 양초였지요. 그리고 어두운 저녁시간에 정전이 되었을 때 이 양초만 켜면 아무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요즘에 정전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잠깐 정전이 아니라 몇 시간씩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아마 커다란 난리가 날 것입니다. 24시간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가고 있는 냉장고는 어떻게 할 것이며, 습관적으로 보는 텔레비전이 켜지지 않으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복잡한 도로 역시 신호등이 켜지지 않아 교통대란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물건을 구입하고 싶어도 카드를 인식하는 기계가 작동하지 않으니 물건을 살 수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니 전기를 정말로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하긴 현재 서울시에서만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이 100년 전 전 세계 인구가 사용했던 에너지의 양보다도 더 많다고 하더군요. 그러다보니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전기 없이는 잠시도 살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하기에 혹시라도 부족한 상황에 놓여 지면 안 되기 때문에 ‘에너지를 아껴 쓰자.’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캠페인으로만 끝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생활 안에서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있지는 않나요? 정말로 중요하다면 아끼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데,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과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마음이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이 우리의 삶 안에서 얼마나 중요하십니까?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또한 지금의 삶 안을 더욱 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 주님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님의 뜻대로 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과 자기중심의 이기적인 마음이 주님을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소중하신 분이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보다 더 우리를 소중하게 대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많은 죄를 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회를 주시면서 당신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십니다. 이를 오늘 복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가라지를 뽑다가 멀쩡한 밀을 뽑을까봐 수확 때까지 기다리시지요. 이처럼 마지막 날까지 기다리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마지막 날이 아직도 멀었을까요?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를 소중하게 대해주시는 주님의 뜻에 맞춰서 지금 당장 안일한 마음과 이기적인 마음을 내 안에서 몰아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뽑혀 사라질 가라지가 아닌, 좋은 밀의 모습으로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운이 오는 것도 혹은 떠나는 것도 다 마음 때문이다. 그러니 고칠 것은 마음 뿐이다(김승호).


순서대로 밀, 가라지, 보리 입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며...

어떤 집이 흔들리며 무너질 위험에 처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얼른 집밖으로 뛰쳐나가겠지요. 그런데 이 집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무너지는 이 집이 너무나 아까워서 이 집을 버리고 나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그 마음 때문에 무너질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렇게 집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손가락질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똑같이 취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주님의 뜻대로 살지 않아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만을 쫓으며 삽니다. 이는 세상 안에서 잘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파묻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애착 때문에 세상에 묶여 있는 한, 세상의 파멸로부터 우리를 구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우리가 함께 해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닌, 참으로 지혜로운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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