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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 2013.7.28 연중 제17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28 조회수517 추천수5 반대(0) 신고

2013.7.28 연중 제17주일 창세18,20-32 콜로2,12-14 루카11,1-13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오늘 말씀 묵상과 관련되어
새롭게 와 닿은 아침 성무일도 두 번째 후렴과 다니엘 찬가입니다.

 

“세 소년이 불가마 속에서 입을 모아 하느님을 우러르며,
주는 찬미 받으소서 하고 부르짖었도다. 알렐루야.”

 

불가마 속에서 길게 이어지는 다니엘 찬가(3.57-88.56)입니다.

불가마가 상징하는바 경쟁 치열한 세상일 수 있고 공동체 삶일 수 있습니다.
바빌론 유배지, 불가마 속에서
다니엘을 비롯한 두 청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의 기도였듯이
우리가 이 불가마 같은 세상에서 건재할 수 있는 길도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 하나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찬미의 기쁨으로, 맛으로 살아가는 여기 수도승들입니다.

마침 제주 강정마을 평화활동 중 구속된 예수회 박도현 수사의 옥중 서신에서도 다니엘 찬가가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습니다.

 

-저도 하루를 정리하며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성찰합니다.
…오늘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의 순간을 어떻게 맞이했는지.
하여튼 매순간 참으로 귀중한 시간인데 말입니다.
다니엘의 찬가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찬미가 삼라만상의 기쁨과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해야 달아, 주님을 찬미하라/하늘의 별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비와 이슬아, 주님을 찬미하라/모든 바람아, 주님을 찬미하라.
불과 열아, 주님을 찬미하라/추위야 더위야 주님을 찬미하라.
빛과 어두움아, 주님을 찬미하라/번개와 구름아 주님을 찬미하라.
땅아 주님을 찬미하라/산과 언덕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땅에서 싹트는 모든 것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샘들아, 주님을 찬미하라/바다와 강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고기와 물에 사는 모든 것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다니3,51-90 ‘세 젊은이의 노래 중에서)

 

여기를 기도의 집으로 알고 열심히 기도합니다.
2013.7.18 2하2방 박도현 수사-

 

불가마 같은 교도소 독방에서 찬미의 기쁨을 절절히 체험한 박도현 수사입니다.

진정 찬미의 자리는 역설적이게도 불가마 같은 환경임을 깨닫습니다.
불가마 같은 세상에서 건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는 하느님 찬미뿐임을 깨닫습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기도해야 어떤 환경 중에도
인간 존엄과 품위를 유지하며 자존감을 지니고 살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기도의 중요성을 절감합니다.
오늘은 기도에 대한 몇 가지 묵상을 나눕니다.

 

 

첫째, '무엇을 기도하는가?'

 

기도 중의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우선적으로 오늘 복음에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성경전체의 요약이자 예수님 삶의 요약이요
우리 삶의 틀을 만들어주는 기도입니다.

우리 삶의 모든 필요가 이 기도 안에 다 담겨 있습니다.
평생 배워도 끝이 없는 기도의 샘 같은 주님의 기도입니다.

저절로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기도가 육화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짧은 주님의 기도라 전부 인용합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서 구하소서.”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 없는 본질적인 기도입니다.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하며 진정성이 가득해야 합니다.
바로 주님의 기도가 그러합니다.

하느님을 친근감 가득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종교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 자비하신 아버지,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신 아버지, 살아계신 아버지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내는 일은,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고 기쁜 일이며 이 보다 더 크고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이어 날마다 일용한 양식을 청하는 것입니다.
일용할 양식이 상징하는바 먹을 양식은 물론 그날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입니다. 날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살아가는 하루살이 가난한 인생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어 잘못한 이들을 용서하는 것과 하느님의 용서를 받는 일입니다.

숨 쉬듯이 용서하고 용서 받아야 살 수 있고,
하느님 은총의 도움 있어야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둘째, ‘어떻게 기도해야하는가?’

 

아버지를 신뢰하면서 항구히 기도해야 합니다.
아버지를 진정 신뢰할 때 항구한 기도입니다.

창세기의 아브라함을 보십시오.
참으로 두려움 없는 집요한 기도가 놀랍습니다.

그대로 아버지께 대한 깊은 신뢰를 반영합니다.

주님을 철두철미 신뢰하기에 무려 여섯 번이나 묻습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셨고,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바로 이런 깨달음이 신뢰의 원천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또한 비유를 통해 기도에 항구할 것을 간곡히 권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바로 이게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산 같은 신뢰로 항구히 기도할 때
하느님은 당신이 적절하다 생각하실 때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안타깝게도
기도 중 도중하차하여 필요한 응답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니 온갖 신뢰심을 다하여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그러면 누구든 때가 되면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입니다.

 

셋째, ‘왜 기도해야 하는가?’

 

성령을 받기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주님을 한없이 신뢰하면서 항구히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선사되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청했지만 진정 지혜로운 이는 성령의 선물을 청합니다.
참 좋은 최고의 선물이 성령입니다.

성령은 사랑이요 생명입니다.
성령 충만한 이가 진정 부자요
성령 따라 사는 영적인 삶일 때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성령 충만한 삶일 때 저절로 영육의 건강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는데, 생선 대신에 뱁을 주겠느냐?

달걀을 달라는 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원하는 것을 청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 하나 성령을 청하는 이가 진정 지혜로운 자입니다.

성령을 청할 때 부수적인 필요한 것들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기도하는 사람’ 이게 사람의 정의입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기도해서 사람입니다.

사람으로 살기 위해 기도는 필수입니다.
기도 잘하고 싶은 욕심은 얼마든 좋습니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항구히 신뢰하는 마음으로 바칠 때
선사되는 성령입니다.

주님은 이 이 거룩한 미사 중
신뢰 가득한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우리 모두에게
일용할 양식 성체와 더불어 평화와 성령의 선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십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시편103.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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