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30 연중 제17주간 화요일 탈출33,7-11;34,5ㄴ-9.28 마태13,36-43

하느님의 자녀답게

-만남의 장막-

오늘은 ‘하느님의 자녀답게’라는 주제로 묵상을 나눕니다.

오늘 복음의 '하느님의 자녀들'과 '악한 자의 자녀들'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좋은 씨가 하느님의 자녀들을 상징한다면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들을 상징합니다.

세례 받았다 하여 저절로 하느님의 자녀가 아닙니다.
미사 중‘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에 이어지는
‘주님의 기도’처럼 살아야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일은 평생과정입니다.

‘밀이냐, 가라지냐?’
‘하느님 자녀냐, 악한 자의 자녀냐?’

타인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오늘 나에게 주어지는 질문입니다.

고정불변의 밀도 가라지도, 하느님의 자녀도 악한 자의 자녀도 없습니다.
끊임없는 성찰과 회개의 삶이 절대적입니다.

남 판단하기는 쉬워도 자기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온유한 자 의를 따라 걷게 하시고 겸손한 자 당신 도를 배우게 하십니다.
이렇게 예수님처럼 온유와 겸손의 삶을 살아야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주님의 산으로 오를 이 누구인고?
거룩한 그 곳에 서 있을 이 누구인고?
그 손은 깨끗하고 마음 정한 이 헛군데에 정신을 아니 쓰는 이로다.
주님이 그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구원의 하느님께 갚음을 받으리라.”

이렇게 시편 말씀처럼 살아야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오늘 1독서의 모세와 복음의 예수님이 이런 삶의 모범입니다.
두 분 다 하느님과 깊은 친교의 삶을 나눴던 분입니다.

진영 밖 ‘만남의 장막’에 들어가 주님과 말씀을 나눴던 모세였습니다.
주님을 찾을 일이 생기면 누구든지 진영 밖에 있는 만남의 천막으로 갔다합니다.

‘주님께서는 마치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 하시곤 하였다.’

과연 여러분은 ‘만남의 장막’이 있습니까?

성당이, 경당이, 성체조배실이 만남의 장막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만남의 장막인 성전 미사 중 주님을 뵈오며 말씀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매일 평생 끊임없이 주님과 깊은 친교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가라지로 변질되지 않고 늘 하느님의 자녀로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주님은 자비하시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며,
천대에 이르기까지 자애를 베풀고,
죄악과 악행과 잘못을 용서하신다.”

시나이 산에서 모세에게 계시된 하느님의 정체입니다.
한 없이 인내하시며 우리의 회개를 기다리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자 우리를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이런 하느님과 늘 대화의 기도를 나누며 나를 비춰볼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이런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자 거울인 주님을 떠날 때
가라지 인생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배경 없이, 거울 없이 사는 것은 얼마나 위태로운 일인지요.

‘모세는 그 곳에서 주님과 함께 밤낮으로 사십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
그는 계약의 말씀, 곧 십계명을 판에 기록하였다.’

주님과 깊은 친교의 삶을 살 때 충만한 영육의 삶임을 상징합니다.

자주 만남의 장막에서 주님으로 영육을 충전시켜야
늘 푸른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삶임을 깨닫습니다.

모세로부터 받은 하느님의 선물이 ‘십계명’이라면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하느님의 선물은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대로 살기 위해 온힘을 다할 때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종말심판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하루하루를 처음처럼, 평생처럼 하느님의 자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

지금 여기 하느님의 나라에서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 살 때
해처럼 빛나는 영혼들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지금 여기서 그때의 축복을 앞당겨 해처럼 빛나는 영혼들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