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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낚싯대에 걸린 대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7-31 조회수4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하느님의 낚싯대에 걸린 대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여서 그런지 낚시 인구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가까운 바다가는 주말이면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로 빼곡합니다.

 

가끔씩 전문 낚시꾼들의 경험담을 듣고 있노라면 밤새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그놈의 낚시가 뭔지 한 낚시광은 이사 가는 날, 식구들 한눈 판 사이 낚시터로 뺑소니쳤다가 부인에게 찍혀 평생 고생하고 있답니다. 특히 대어와 씨름하다가 놓친 경험담을 풀어놓을 때는 세상에 그런 영웅담이 따로 없습니다.

 

참 아름다운 낚시꾼 부자 이야기도 있습니다. 낚시가 평생의 취미였던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홀로 고향에 남아계시는 아버지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전갈을 들은 아들은 고민 끝에 도시에서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낙향합니다.

 

이미 아버지는 병마와 싸우느라 기력이 쇠할 대로 쇠해졌습니다. 아버지는 스스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보아하니 떠나실 날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아버지께 아들이 묻습니다.

 

아버지 혹시 꼭 해보고 싶은 소원 한 가지 있으세요?”

 

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 저기, 산 너머 강가 우리가 늘 가던 송어 포인트 있잖아? 거기 한번만 가보고 싶어.”

 

아들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가파른 산길을 올랐습니다. 젊은 시절 기골이 장대했던 아버지였는데 너무나 가벼워서 아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윽고 키 큰 소나무 아래 깊고 맑은 여울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송어낚시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낚시채비를 준비하는 아버지의 손이 설렘으로 가늘게 떨렸습니다. 아버지는 있는 힘을 다해 낚싯대를 드리웠습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큼지막한 생애 마지막 송어를 한 마리 낚았습니다.

 

아들은 맑은 개울물로 녹차를 끓여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숯불을 피워 아버지가 직접 잡은 송어를 구워 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송어 한 마리를 남김없이 다 드셨습니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오랜만에 아무런 통증 없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편안한 얼굴로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곤히 잠들었습니다. 아들도 그런 아버지 옆에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들이 눈을 떠보니 아버지는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얼굴에는 희미하나마 흐뭇한 미소가 맴돌고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 비유 말씀도 고기잡이에 관한 비유말씀입니다. 예수님 제자들 가운데 어부였던 사람들이 여럿이었으며 갈릴래아 호숫가를 배경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기잡이 비유는 훨씬 현실감 있게 와 닿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말씀은 구체적이고 또 명료해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알아듣기 쉬웠습니다. 오늘 비유 말씀을 천천히 묵상해보니 낚시 갔을 때의 일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전문 낚시꾼들이 낚시를 할 때는 우선 대상어를 선택하고 거기에 맞는 채비를 준비합니다. 낚싯대며 미끼며 물때며 노리는 고기를 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춥니다.

 

낚시꾼들이 주로 노리는 고기는 민물 같으면 붕어이죠. 또 루어낚시로는 베스입니다. 바다로 나가면 대상어는 돔이나 농어, 광어나 우럭입니다. 그리고 다들 노리는 것이 잔챙이가 아니라 팔뚝만한 월척입니다.

 

운이 좋아 큰 녀석들이 올라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습니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습니다. 콧노래가 끊이지 않습니다. 환한 얼굴로 잡은 묵직한 고기를 어망에 넣어둡니다.

 

그러나 주로 올라오는 녀석들은 원하지도 않는 녀석들일 경우가 많습니다. 손가락만한 복어새끼며 미끼만 신나게 따먹는 놀래미 새끼들, 피라미 녀석들입니다.

 

그런 녀석들이 올라오면 낚시꾼들은 다들 재수 없어 합니다. 바늘에서 빼자마자 멀리 던져버립니다.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다신 올라오지 마라, 좀 더 커서 와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상 종말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어부들이 그물에 잡힌 고기들을 크기에 따라 이쪽저쪽으로 분류하는 것처럼 세상 종말에 우리도 그렇게 분류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낚싯대에 걸린 대어가 되어야겠습니다. 낚시 바늘에 걸려 올라온 우리를 보시고 하느님께서 흐뭇해하실 큰 물고기로 성장해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바라보시며 반겨주실 큰 물고기로 산다는 것이 어떤 삶인지 묵상해봐야겠습니다.

 

돈보스코 탄생 200주년 기념

3차 돈보스코 성지 순례 단원 모집

 

일시: 20131227()~201417()

참가 인원: 인솔자 포함 30

인솔자: 살레시오회 양승국 신부 외 살레시오 수도자들

문의 및 신청: 02) 828-3525, 828-3515, 010-6817-9484

 

돈보스코 성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살레시오회 한국 관구에서 기획한 돈보스코 성지 순례가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더 알차고 의미 있는 순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여러 성인들 영성의 진원지를 여유 있게 피정처럼 순례하면서 진행될 것입니다.

 

돈보스코 성인의 땅 토리노와 로마는 물론이고 성모님 발현지 루르드,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향기가 남아있는 안시, 프란치스코 영성의 언덕 아시시, 베네딕토 성인이 수도하신 수비아코 등의 도시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순례할 것입니다.

 

교육계 종사자들, 청소년 지도자들은 물론 돈보스코를 좋아하는 사람들, 일반 신자들에게도 좋은 영성쇄신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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