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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1 조회수919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8월 1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학자 기념일



Once again,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a net
that was let down into the lake
and caught all kinds of fish.
When it was full, the fishermen pulled it up on the shore.
Then they sat down and collected the good fish in baskets,
but threw the bad away.
(Mt.13,47-48)


제1독서 탈출 40,16-21.34-38
복음 마태 13,47-53

어제 오후에 인천교구 신부들과 생명평화 기원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점점 생명과 평화가 경시되는 이 세상 안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미사를 함께 봉헌하자고 모임을 만든 것이지요. 그래서 어제는 인천의 송림동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런데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이 성당은 아이들이 참 많네.”

아마 방학 때라서 그런지 학생들이 많이 미사에 참석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미사에 그것도 평일에 봉헌하는 이 미사에 아이들이 참석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지요. 더군다나 요즘 어린이 미사에도 아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의 일들이 생각납니다.

저의 경우, 놀이터가 바로 성당이었습니다. 친구들도 많았고, 놀 것도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성당에 오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했지요. 그러다보니 미사 보는 것도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마 이때의 기억 때문에 신부가 되겠다는 결심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 같이 놀던 친구들을 보면, 냉담하다가도 쉽게 성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렸을 때 가졌던 신앙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의 경우, 놀이터가 학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당이 그리 친숙한 공간이 아니라 그럴까요? 냉담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아예 성당을 가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최종 목표는 영원한 생명이 보장되는 하느님 나라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살아서 그 나라를 체험해 보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나중에 그 나라에 들어가서도 ‘이곳이 하느님 나라가 맞는 거야?’하면서 의심하지 않을까요? 결국 살아서 하느님 나라를 경험해 보지 못한다면, 죽어서 만나는 곳도 반쪽짜리 하느님 나라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자주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바로 지금 하느님 나라를 느끼고 경험해야, 먼 훗날에 만날 하느님 나라를 기쁘게 맞이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안에서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은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하고, 어른들은 돈 벌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는 노력으로 어떤 것을 하고 계십니까?

이미 왔지만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 나라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우선 이미 온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기 위한 노력을 우리 모두 아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 이웃과 이루어지는 따뜻한 사랑, 이 모든 것들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커다란 희망을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이다(법정).


생명평화 기원미사를 봉헌한 송림동성당.



‘해야 할 것’과 ‘하면 좋은 것’
 

어떤 형제님과 대화를 하는 중에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 저는 본당에 교무금을 내지 않습니다. 성당 재정이 엉뚱한 곳으로만 쓰는 것 같아서 도저히 낼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본당에는 헌금만 내고, 교무금이라 생각하면서 해외원조기금을 내고 있습니다. 어려운 해외의 어린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니까 보람도 느끼게 되어서 저의 대자들에게 말했더니, 이제는 대자들도 교무금을 모두 해외원조기금으로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형제님의 이 말에, 신부들이 하기 싫어하는 말이지만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아마 위의 형제님은 교회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사랑을 하시겠다고 선택하신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에서 못하고 있으니까 자기라도 하겠다는 심정인 것이지요. 그러나 교무금의 원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십일조는 성경에도 나오는 하느님의 명령으로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반해서 자선활동, 후원회 활동 같은 것은 하면 좋은 것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을 하고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더 하는 것입니다.

사실 만약 모든 신자들이 십일조, 아니 삼십일조씩만 봉헌해도 교회가 하지 못할 것은 전혀 없을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활동, 각종 사회복지, 건축 활동……. 모든 것이 가능하지요. 그런데 지금 현재는 백일조도 봉헌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많은 신부님들이 ‘돈, 돈, 돈’을 외치는 것은 아닐까요?

‘해야 할 것’과 ‘하면 좋은 것’을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해야 할 것을 남도 하지 못하게 방해하지는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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