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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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암묵적 살인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2 조회수744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17주간 금요일


<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


복음: 마태오 13,54-58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


카라바죠(Caravaggio) 작, (1606), 제노바 롯소궁전


     < 암묵적 살인 >

                저의 동기 신부 중 하나는 첫 보좌 발령을 자신의 출신본당에서 분가한 성당으로 받았습니다. 그 성당에서 첫 미사를 하고 제의를 입은 채 신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데 한 할머니께서 다가오시더니, “~ 고추 내놓고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신부님이 되셨네?”라고 하셨습니다. 그 분은 그 신부 할머니의 친구 분이셨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한 청년 자매가 뛰어오면서 사람 많은데 오빠~”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과 술자리를 하여도 사제로서 인정해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신부는 신자들을 만나는 것보다는 주임 신부님에게 꼭 붙어 있으면서 필요하지 않으면 신자들을 멀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 생각과는 반대로 사제가 된 사람은 사제로서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서 누군가가 멀어지려 한다면 내가 그 사람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일 때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나자렛 사람들도 예수님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자신들의 생각으로 판단하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판단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늘 외롭게 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인정받고 싶지 판단 받고 싶은 사람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아주 가난한 부부가 있었는데 그 가난한 부부의 남편은 매독 환자였고 부인은 폐결핵 환자다. 그리고 그들 부부에게 아들이 넷이 있었는데 첫째아들은 병으로 앓다가 죽고 나머지 세 아이들도 선천적으로 여러 가지 많은 병을 가지고 태어나서 잔병을 치루다 허약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부인이 또 다섯 번째 아이를 임신했다. , 학생들 학생들은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낙태시켜야 합니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때 교수님이 대답했습니다.

너희들은 방금 베토벤을 죽였다.”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은 죽인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들도 판단하면서 내 안에 들어온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의 주위엔 항상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안해지는 것은 혹시 내 안에 시체들만 즐비한 겉만 번지르르한 회칠한 무덤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모두를 판단하며 내 안에서 죽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왜 예수님은 인정하지 않았을까요? 사실 남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인은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언제나 아벨만 인정하셨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벨을 죽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유다 지도자들은 사람에서건 하느님에서건 자신들이 인정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예수님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에 예수님을 죽이게 된 것입니다.

 

미국에 있는 어떤 회사의 경리 책임자가 갑자기 자살을 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경찰은 즉각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표면상으로는 자살할 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가 맡아서 했던 회사 장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휴지통에서 작은 쪽지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쪽지에는 나는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칭찬을 들어보지 못했다. 이제는 진절머리가 난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니 죽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어쩌면 나도 누군가를 인정해주지 않음으로써 암묵적 살인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정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면 나자렛 사람들도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인정과 칭찬을 하며 살아갑니까? 북극에서 죽어가는 곰의 책임이 온난화를 일으키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듯이, 오늘 죽어가는 이들의 책임도 우리에게 전혀 없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하느님께 인정을 받읍시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판단하며 자신을 높일 필요가 없게 됩니다. 그렇게 겸손하게 남을 인정해주고 칭찬해 주면 됩니다. 이런 사람 싫어할 사람 한 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사람은 암묵적으로 많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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