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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5 조회수1,045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8월 5일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Taking the five loaves and the two fish,
and looking up to heaven,
he said the blessing, broke the loaves,
and gave them to the disciples,
who in turn gave them to the crowds.
They all ate and were satisfied,
(Mt.14,19-20)


제1독서 민수 11,4ㄴ-15
복음 마태 14,13-21

요즘 날씨가 참 후덕 지근합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며칠 전에 저 역시 너무 더워서 함께 걷던 일행과 팥빙수를 먹기 위해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옛날 팥빙수’라는 제목의 팥빙수가 있는 것입니다. 요즘 팥빙수에는 여러 가지 과일이나 젤리, 아이스크림 등으로 꾸며서 아주 화려하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순수하게 팥과 떡 그리고 미숫가루로 만들어진 옛날 팥빙수가 먹고 싶어서 주문했습니다(사실 다른 것보다 2,000원 쌉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주문한 ‘옛날 팥빙수’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영 맛이 없습니다. 달달하지도 않고 그냥 얼음 덩어리만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일하는 직원에게 맛을 직접 보라면서 항의했습니다. 맛을 본 직원이 깜짝 놀랍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팥을 너무 적게 넣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연유도 넣지 않은 것 같다는 변명과 함께 다시 해오겠다면서 문제의 ‘옛날 팥빙수’를 가지고 갔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제대로 된 ‘옛날 팥빙수’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로 맛있게 먹었지요.

연유를 넣지 않는다고 팥빙수가 안 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팥을 조금만 넣었다고 해서 팥빙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맛이 없을 뿐인 것이지요. 그러나 팥과 떡, 연유와 미숫가루 등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었을 때 맛있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어쩌면 이렇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우리 각자 각자가 세상 안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돕기도 하고, 또한 받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문제는 내가 해야 할 몫을 다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물론 내가 하지 않는다고 시간이 갑자기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 주님께서 만들고자 하셨던 멋진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남자만도 오천 명 가량이 되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듣고 보기 위해서 몰려왔습니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이제 늦었으니 군중을 돌려보내자고 말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아주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예수님께서 먹을 것을 주겠다고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그보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주라고 말씀하시지요. 제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주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제자들이 해야 할 몫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주님께서 원하시니 있는 그대로 내어 놓는 모습을 주님께서는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모두가 배 불리 먹고도 열 두 광주리에 가득 차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모든 것을 다하시지 않습니다. 주님도 당신의 자리에서 당신의 일을 그리고 우리도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의 일을 행할 때, 아름다운 하느님 나라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주님께 모든 것을 다 해 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닌, 나의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인생은 대단한 모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헬렌켈러).


저희 아버지. 건강이 많이 좋아지져서 이렇게 산책도 하십니다. 여러분의 기도 덕분입니다.



놀라운 주님의 말씀
 

저는 책을 두 번 읽지 않습니다. 다시 읽으면 좋은 책도 많지만, 처음 읽을 때의 새로움을 느끼기가 쉽지 않아서 굳이 책을 두 번 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성경은 몇 번을 읽어도 매번 새롭습니다.

저는 지금 13년째 인터넷에 매일의 묵상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묵상 글의 기본 토대가 되는 그날의 복음말씀은 3년을 주기로 똑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신부님께서는 3년만 열심히 강론 준비를 하면 걱정할 것 없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3년을 주기로 예전에 썼던 강론을 또 사용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저는 매번 다른 강론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강론에 약간의 비슷한 내용이 들어갈 수도 있지만, 매번 다른 각도에서 복음말씀을 바라볼 수 있기에 다른 강론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성경은 매번 우리에게 새로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한 번 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긴 성경에 관해 쓴 책이 전 세계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수백만 권입니다. 이는 성경의 그 의미를 그 누구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끊임없이 주석서와 성경 안내서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데 소홀히 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렇게 놀라운 주님의 말씀이기에 소홀히 하면 할수록 손해는 내 자신에게만 주어질 뿐입니다.

언제나 새로움을 가져다주는 성경을 멀리하지 않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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