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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은 ‘에이스’가 내일은 천덕꾸러기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7 조회수56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오늘은 에이스가 내일은 천덕꾸러기

 

어릴 때부터 뵙고 지내던 어르신이 생각납니다. 정말 부지런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란 말씀을 늘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당신 건강의 비결은 냉수마찰이었습니다. 그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꼭두새벽에 일어나셨습니다. 수돗가에서 윗옷을 벗습니다. 그리고 수건을 냉수에 적셔 온 몸이 빨게 지도록 마찰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냉수마찰의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그분은 겨울이 와도 감기 한번 안 걸렸고, ‘몸짱이었으며, 늘 밝고 긍정적으로 살았으며 정말 건강했습니다. 100년 이상 장수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분은 나이 50도 안 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옆집에 또 다른 어르신 한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늘 골골했습니다. 갖은 잔병에 시달렸으며 내가 빨리 죽어야지를 언제나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늘 안색이 안 좋았고 기력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골골 80’이라고 아직도 세상의 모든 병원이란 병원은 다 순례하시면서 살아가십니다. 정말 인명은 재천이라고 사람의 목숨은 인간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닌가봅니다.

 

참으로 변화무쌍한 존재가 인간임을 실감합니다. 오늘 당당하게 이름 날리며 살아가지만 내일은 어떻게 심연의 구덩이로 처박힐지 모릅니다. 오늘은 몸담고 있는 공동체의 에이스로 살아가지만 내일은 완전 천덕꾸러기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우리 인간은 근원적 결핍’ ‘태생적 한계를 지닌 인간이란 불변의 진리를 믿는 일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지속적인 겸손의 태도로 살아가는 일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의 초대교황이자 수제자였던 베드로 사도 역시 한 부족한 인간이었다는 것 얼마나 큰 위로로 다가오는지 모릅니다. 그 역시 우리와 비슷하게 부족함과 아둔함, 나약함과 불충실에 괴로워했고 때로 슬피 울었습니다.

 

오늘도 베드로 사도는 스승님으로부터 공개석상에서 걸림돌이요 사탄이라는 끔찍한 말까지 들어가며 혼쭐이 나고 있습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보십시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베드로 사도는 영예스런 예수님의 수제자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독설을 퍼붓고 계십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걸림돌이 되느냐 반석이 되느냐는 한 순간입니다. 예수님께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걸림돌도 되고 반석도 됩니다. 장차 예수님 앞으로 전개될 끔찍한 수난과 십자가 죽음의 운명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달려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 예수님께 맡겨진 인류구원사업은 수난과 죽음을 통해 완성되기에 수난과 죽음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할 때 우리는 든든한 반석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은 거부하고 이 세상에서의 영예와 성공, 달콤함과 안락함을 추구한다면 우리 역시 걸림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집을 짓는 사람들에게 반석처럼 기분 좋은 것이 다시 또 있을까요? 넓고 크고 평평한 바위, 집의 기초를 놓는데 그만입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 든든하고 행복해집니다.

 

그러나 집의 터를 닦는 과정에서 삐딱이 자리 잡고 있는 걸림돌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생기기도 삐쭉삐쭉, 일생에 도움이 안 되는 형국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바위 제거해야 되는데,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23일은 걸릴 정도라면 얼마나 성가시겠습니까?

 

매사에 하느님 중심적으로, 하느님께 우선권을 둘 때, 우리는 든든한 반석이 된다는 것, 반대로 사람의 일만 생각할 때, 사심이 커질 때, 개인적 야욕이 포함될 때, 인간적인 시각으로만 만사를 바라볼 때 우리는 즉시 걸림돌로 전락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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