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9 조회수406 추천수4 반대(0)


용문 수련장은 물이 풍부합니다. 지하의 암반에서 나오는 마실 수 있는 최상의 물입니다. 그런데 이번 캠프 중에 2번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응급조치를 했는데, 두 번째로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원인을 알았습니다. 암반에서 나오는 물은 배관을 타고 물 저장고에 모이고, 모인 물은 식당, 숙소, 사제관으로 공급이 됩니다. 물 저장고로 가는 배관이 빠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지하에서 나오는 물은 저장고에 모이지 못했고, 당연히 식당, 숙소, 사제관으로 가야할 물도 배관을 타고 밖으로 흘러갔습니다. 배관을 이어주는 공사를 했고, 물이 잘 나오고 있습니다.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리 지하에 물이 많아도 배관이 고장이 나면 물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사랑도 이와 비슷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나의 욕심, 나의 이기심, 나의 시기와 질투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은총과 사랑의 물을 막는 것입니다. 내 삶에서 욕심, 이기심 그리고 시기와 질투의 찌꺼기들을 거두어 낸다면 우리는 언제나 막힘없이 주어지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셨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의 노예생활에서 해방시키셨고, 광야에서 그들의 허물과 잘못을 정화시켜 주셨으며,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백성답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율법과 계명을 지켜야 합니다. 하느님의 율법과 계명을 지키는 것이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종이라고 하지 않고, 친구라고 부르셨습니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지만 친구에게는 알려준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고, 자신의 권한과 능력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이것은 종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자들을 친구처럼 대하였고, 그래서 모든 것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구원에 이르는 지름길을 알려 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입니다.

‘연필의 영성’이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그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연필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연필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들 역시 우리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기 보다는 하느님께 먼저 의지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연필은 깎여야 하고, 조금씩 없어지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희생과 봉사를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필은 겉모습보다는 연필심이 중요합니다. 결국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연필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역시 겉모습을 꾸미기 보다는 우리들의 마음을 잘 가꾸어야 합니다.
연필은 잘못 쓰면 지울 수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삶의 과정에서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이웃의 잘못을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필로 쓴 것은 지울 수 있지만 흔적은 남게 됩니다. 우리들도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흔적이 남게 됩니다. 그러기에 더욱 더 신중하고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작은 연필도 자세히 보면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젠가 마당에 있는 감나무를 본 적이 있습니다. 감나무는 작고, 부실한 열매들은 스스로 떨구어 냅니다. 그래야만 알찬 열매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나무조차도 자신의 아픔을 감수하면서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들 역시 하느님 앞에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들에게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나무는 뿌리가 있어야 가뭄도 견디고, 바람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집도 기둥이 있어야만 오랜 세월 지탱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뿌리와 같은 사람, 건물의 기둥과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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