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영적성장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09 조회수390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제 그는 백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이 도시를 떠나려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그의 마음은,
두려움반 설레임반으로 가득합니다.
여러대의 버스가 숙소앞에 줄줄이 도착했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악기와 악보를 제몸처럼 귀하게 챙겨 싣어나릅니다.
 
단원들이 차례로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 틈으로 한 단원이 보입니다.
그녀의 발이 버스에 올라타지 못하고 망설입니다.
지난 공연때 슬럼프로 힘들어했던 플룻연주자 입니다.
 
그가 그녀에게 다가섭니다.
그녀가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더이상 제대로된 연주가 나오지 않아요.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모두에게 짐만될 뿐이예요.
 이쯤에서 그만하고싶어요…”
 
그는 알고 있습니다.
이 연주여행이 모두에게 얼마나 고된일인지 말입니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슬럼프는 연주자들에게 어쩔수없는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연주를 쉬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하지만, 우리를 떠나는 것만은 그대를 위해서 좋은일이 아닙니다.”
 
그녀가 대답합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통해, 이전에는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음악적 영감의 세계를 배웠습니다.
 한동안 그안에서 기쁨의 극치를 맛본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순간 이것이 음악을 얻고자 하는 내 욕심이 지나쳐 생긴,
 집착에 의한 환상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시작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쫒으려했던 제 오류의 댓가가 이토록 혹독할줄 몰랐습니다.
 이제는 늘 하던 연주마저도 제대로된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유를 알수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잔뜩 겁에 질려 있습니다.
그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한시바삐 두려움의 옷을 벗어버리고 도망치고싶을뿐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그가 말합니다.
“당신은 지금 성장하는중 입니다.
어린아이는 몸이 아프며 성장하고,                      
어른은 마음이 아프며 성장합니다.
그리고 영혼은 두려움을 통해 성장합니다.
이중 가장 고통스러운것이 영혼의 성장 입니다.
이 고통스런 시기를 음악을 통해 우리 안에서 잘 넘겨내길 바랍니다.
그대 혼자서는 왔던길을 다시 되돌아갈뿐입니다.
 
나는 그대가 도착해야할 고지가 어디인지 명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대를 그 고지까지 데려갈 자신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길이기때문입니다.
만일 나를 믿고 의지해준다면,
나는 백번이라도 그대가 떨쳐버린 손을 다시 잡을것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내 손을 놓고 돌아가버린다면,
우리의 길이 서로 엇갈려 다시 만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선택은 그대의 몫입니다.”
 
그는 버스에 먼저 올라 탑니다.
그리고 그녀가 버스에 함께 오르기를 기다립니다.
마음속 깊이 그녀를 응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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