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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10 조회수341 추천수4 반대(0)

며칠 전에 ‘설국열차’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의 주제와 내용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다는 설정은 온 세상을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끝도 없이 달리는 열차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작은 세상이었습니다.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이 있고,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과 그 지배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불의와 탄압에 저항하는 사람이 있고, 그 저항을 막아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화는 끝없이 앞 칸으로 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서 열차의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감독의 주문에 따라서 연기를 했을 것입니다. 감독은 영화 전체를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한결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습니다. 여러분도 나의 제자가 되려면 섬기는 사람이 되십시오.’ 이것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요구하는 역할과 행동입니다.

섬기는 것은 몇 가지 차원이 있습니다. 서로가 좋아할 때면 굳이 섬기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섬기게 됩니다. 연애를 할 때, 남자는 여자가 바라는 모든 것을 해 주고 싶어 합니다. 여자는 남자가 원하는 것을 따라하려 합니다. 영화를 볼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여행을 갈 때도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서로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하려하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하려합니다. 그런데 가끔 혼동이 있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희망하는 것을 하려하지 않고, 자신이 자식에게 기대하는 것을 하려합니다. 자식의 인격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곤 합니다. 자식은 미술을 좋아하는데, 부모는 자식이 의대를 가야한다고 합니다. 자식은 음악을 좋아하는데 부모는 자식이 법대를 가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 원하는 섬김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해 주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 주는 것은 섬김이 아니라, 자기만족입니다.

참된 평화, 참된 기쁨, 참된 자유는 편하고 쉬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를 위해서 다리가 되어주고, 누군가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곳에서 시작됩니다. 가난한 이들의 손을 잡아 주신 김수환 추기경님, 굶주린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마더데레사 수녀님, 멀리 아프리카에서 사랑을 전해 주었던 이태석 신부님을 생각합니다. 그분들은 예수님께서 원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자신들의 십자가를 지고 살았습니다. 사람들을 섬기면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이미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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