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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11 조회수715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3년 8월 11일 연중 제19주일



Blessed are those servants
whom the master finds vigilant on his arrival.
Amen, I say to you, he will gird himself,
have them recline at table, and proceed to wait on them.
(Lk.12,37)


제1독서 지혜 18,6-9
제2독서 히브 11,1-2.8-19
복음 루카 12,32-48

어제 라디오를 듣다가 우리가 잘못 쓰고 있는 말에 대해 들었습니다. 우리가 종종 이런 말을 쓰잖아요. “저 형제님은 우리 성당에서 이름난 재원이다.” 어떻습니까? 맞는 말일까요? 틀린 말일까요? 저는 맞는 말인 줄 알았는데, 글쎄 ‘재원(才媛)’이라는 단어의 뜻이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주가 뛰어난 젊은 남자를 말할 때에는 ‘재자(才子)’라는 말을 써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제까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기에 저는 얼른 제 노트에다가 메모를 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메모를 습관적으로 합니다. 모르던 것, 새로운 것 등등을 메모합니다. 그리고 일상 삶에서 있었던 일들 중에서 특히 하느님을 느끼고 체험했던 일들 역시 제 메모의 주요 소재입니다. 바로 이렇게 메모한 내용들이 제가 이렇게 쓰고 있는 새벽 묵상 글에 담기게 되는 것입니다.

“신부님, 새벽 묵상 글에 어떻게 매일 다른 예화를 그것도 일상 삶 안에서 체험하는 예화들을 넣을 수 있어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비결은 앞서 이야기했던 메모 덕분인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평소에 메모하는 준비가 없다면, 아마 새벽 묵상 글을 13년 이상 쓰기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잘 생각하면 어떤 결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준비가 있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준비 없이 그냥 편하게 원하는 결과만을 얻고자 합니다. 또한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의 노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그 사실만을 바라보면서 부러워하고 시기할 뿐입니다.

이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나는 먼 훗날 죽어서 지옥 불에 떨어지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원하시는 분이 계십니까? 없습니다. 누구나 하느님 나라를 간절히 원합니다. 그런데 그 준비를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 혼인 잔치에서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종처럼 또 내 재물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도둑을 막기 위한 준비를 하는 집주인처럼 사람의 아들이 올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우리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절로 그냥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바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준비입니다.

이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그날을 두려움 없이 기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언제나 실수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면, 아무 일도 못하게 될 거야. 그리고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겠지. 실수는 훌륭한 스승이란다(데이비드 제롤드).


피정중인 고3과 일반 예비신학생들. 잘 준비해서 꼭 신학교 들어오길 기도합니다.



나의 준비
 

강한 기병을 가진 왕이 있었습니다. 이 기병 덕분에 어떤 나라든 상관없이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잘 달리며 또 지치지 않는 영리하고 잘 훈련된 군마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그 군마들이 없었다면 이 왕은 절대로 이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윽고 주변의 나라를 모두 정복했고, 이 나리에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전쟁에서 큰 역할을 했던 많은 군마를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지요. 한 신하가 이렇게 말합니다.

“임금님, 이 군마들은 사료도 많이 들고 관리하는 것도 힘드니, 백성들이 일할 때 쓰도록 빌려주면 어떨까요?”

생각해보니 좋은 생각 같았습니다. 빌려 주면 백성들은 좋아할 테고, 사료 값도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웃나라에서는 전의 패배를 복수하기 위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힘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힘이 모아졌다고 생각했을 때, 쳐들어왔지요. 이 소식에 왕은 백성들에게 빌려주었던 말들을 다시 돌려받아 전투 준비를 합니다. 이번에도 이길 것이라 자신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진격하라는 북소리를 듣고도 그의 용감한 군마들은 한 자리를 빙빙 돌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몇 년 동안 방앗간의 맷돌만 돌리다가 싸우는 법을 잊어버리고 만 것이지요.

전쟁이 없다고 군마를 훈련시키지 않았지요. 또한 사료 값이 아깝다고 백성에게 인심을 쓰겠다고 군마를 소홀히 했습니다. 그래서 정작 필요할 때에 쓰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지금 당장 주님 곁으로 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그냥 아무렇게나 막 살아도 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끊임없이 잘 준비를 해야 하느님 나라에 떳떳하게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의 준비에 대해서 깊이 묵상할 수 있는 오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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