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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독(聖讀;Lectio Divina)의 확장(擴張) -공동체 역사, 부부생활 역사, 수도생활 역사- 2013.8.16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이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16 조회수44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3.8.16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여호24,1-13 마태19,3-12

 


성독(聖讀;Lectio Divina)의 확장(擴張)

-공동체 역사, 부부생활 역사, 수도생활 역사-

 


오늘은 ‘성독(聖讀;Lectio Divina)의 확장(擴張)’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관상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렉시오 디비나의 대상은
비단 신구약성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역사, 부부생활 역사, 수도생활 역사,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한 마디로 역사에 대한 중요성이요 역사에 대한 렉시오 디비나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알 수 있고
미래에 대한 예견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도 여기서 기인합니다.

역사 없이는 나의 정체성도 실종입니다.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현재 몸담고 있는
성경의 역사, 세계의 역사, 나라의 역사, 내 가정의 역사, 내 수도원의 역사를
알아야 가능합니다.

참 중요한 게 역사 공부요, 역사에 대한 렉시오 디비나임을 깨닫습니다.
저는 이런 관점에서 오늘 매일미사의 성경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오늘 1독서의 여호수아가 모세를 쏙 빼어 닮았습니다.

살아있는 공동체 안에서 배우는 공동체의 역사와 전통입니다.
보고 배우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모세가 이스라엘 공동체의 지도자로 있을 때 모세는 물론 공동체로부터
역사와 전통을 철저히 보고 배운 여호수아임이 분명합니다.

오늘 1독서에서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공동체를 스켐에 모아 놓고
일장의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 공동체의 역사를, 뿌리를 새롭게 확인,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새삼 정체성의 확립에 역사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습니다.
오늘날의 교육의 맹점도 여기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공부는커녕 역사에 대한 관심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 이스라엘 공동체 역사를 잘 읽어보면 주목할 사실이 있습니다.
주어는 바로 하느님이라는 것입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건너 편에서 데려다가,
온 가나안 땅을 돌아다니게 하고 그의 후손들을 번성하게 하였다.’

온통 연설 내용의 주인공 나는 바로 하느님을 가리킵니다.

우리가 한 일 같지만
하느님이 주인공이 되어 하느님 친히 하신 구원역사임을
설파하는 여호수아입니다.

또 화답송 시편도 1독서와 긴밀한 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후렴에 이어
‘사막에서 당신 백성을 인도하셨네.’
‘힘센 임금들을 내리치셨네.’
‘그들 땅을 재산으로 물려주셨네.’
‘원수에게서 우리를 해방시키셨네.’

온통 자신의 공동체 역사를 통해 이룩하신 주님의 위업에 대해 감사하는
이스라엘입니다.

바로 이게 구약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귀한 가르침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렇게 하느님을 중심으로 하여
자신들의 구원역사를 렉시오 디비나했고
하느님의 은총에 감격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습니다.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이런 믿음의 자세입니다.

구원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고
우리가 할 일은 아무리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 응답하려고 노력하는 일뿐입니다.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영원히 살아계시어 우리와 함께 하는 하느님이십니다.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내가 한 일 같지만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 하셨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정말 은총이요 겸손입니다.

하여 신구약 성경만 아니라 부부가정공동체 역사도
내 수도공동체 역사도 내 수도생활 역사도,
하나의 살아있는 성경책이요 렉시오 디비나의 대상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결혼성소와 수도성소에 대한 주님의 말씀도
저는 이런 관점에서 묵상했습니다.

 

“너희는 읽어보지 않았느냐?
‘창조주께서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나서,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이 될 것이다.’
하고 이르셨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결혼성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결혼했다 하여 한 몸 부부생활의 완성이 아니라 평생과정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평생부부생활의 역사를 렉시오 디비나 할 때 쉽사리 이혼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부생활 역사를 묵상하고 성찰하면서
부부생활을 이끌어 주신 하느님 은총에, 또 서로 간의 사랑에 감사할 것입니다.

수도생활 못지않게 힘든 부부생활에 대해서는 누구나 동감할 것입니다.
하여 오랫동안 부부생활에 충실하며
가정공동체를 잘 이끌어가는 부부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이 울어납니다.

 

또 하나는 수도성소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하늘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여라.”

오늘 복음 말미의 말씀은 그대로 우리 수도자들에게 해당됩니다.

수도생활 역시 종신서원 했다하여 완성이 아닙니다.
부부생활처럼 하늘나라를 위해 주님께 봉헌한 우리의 수도생활 역시
평생과정입니다.

하여 남남으로 살다가 도중에 이혼하여 결혼생활을 깨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종신서원 후에도 주님과 남남으로 살다가 수도생활을 접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여 부단히 내 수도생활역사를 렉시오 디비나 하며
하느님이, 수도공동체와 형제들이 나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묵상하는 것이 절대적이요,
하여 이 거룩한 연례피정 시간을 갖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께서 불러주신 수도성소에 항구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처럼 우리를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화답송 후렴처럼 고백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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