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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2013.8.18 연중 제20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18 조회수507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3.8.18 연중 제20주일 예레38,4-6.8-10 히브12,1-4 루카12,49-53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오늘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묵상을 나눕니다.
감동적인 실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며칠 전 어느 수도회에서 피정 지도 중
70세의 노 수사님으로부터 들은 실화입니다.

수사님은 작년에 수련을 마치고 첫 서원을 하였으며
수도원에 입회한 지 4년 채라 합니다.

 

사연을 들으니 그대로 살아있는 성경책 인생이었습니다.

60년대 중반 그 수도회에 입회하여 4년 쯤 살다가
가정 사정 상 도저히 수도생활을 할 수 없게 되어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당시 외국인 원장님은 ‘무기한 휴가’라며 퇴회를 허락하셨다 합니다.

 

퇴회 후 하느님이 보내주신 성모님 같은 신자와 결혼을 하였고
부모를 모시고 동생을 돌보며 가정을 꾸려 세 아들을 두었다 합니다.

35세 쯤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고 아르헨티나에서 10년 쯤 열심히 살다가
아이들의 교육문제로 45세쯤 다시 미국으로 이민하여
세 아들을 잘 키워 모두 출가 시킨 후 행복하게 살던 중
8년전 쯤 부인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합니다.

한 4년 동안 우울증 증세로 방황하다가 다시 수도원 입회를 청했다 합니다.

 

수도원은 열린 마음으로 놀랍게도 그분의 재 입회를 흔쾌히 허락했고,
하여 수도원을 떠난 지 43년 만에 고향집 같은 수도원에 들어왔다 합니다.

물론 43년 동안도 처음 수도생활 하던 때의 원장님과 끊임없이 교류했다 합니다. 43년 인생이 한 바탕 꿈같다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과거를 회상하곤 한다 합니다.

자녀들은 다 출가시키고 부인과는 사별한 후
나이 60 중반을 넘어 다시 수도생활을 시작한 수사님이었습니다.

 

“수사님의 삶 자체가 감동적인 성경입니다.
수도회의 결정이 너무나 멋있습니다.
수사님은 이제 수도회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보물이 되었습니다.”

 

진심을 토로한 후 수사님이 너무 소중해 덥석 손을 잡았습니다.

저는 이 수사님을 오늘 독서와 복음과 연결시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첫째,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버립시다.

 

히브리서 말씀이 지금 여기서 우리 모두에게 단호한 결단을 촉구합니다.
주님을 물론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는 성인성녀들이 도와주십니다.

성인성녀들을 본받아
우리 영혼에 성령의 불을, 말씀의 불을, 사랑의 불을 붙이는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영혼은 사랑에, 성령에, 말씀에 환히 타오르고 있습니까?

이 불이 꺼져 냉랭하고 차가운 삶입니다.
거칠고 사나운 삶입니다.

참으로 밝고 맑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넉넉하고 자비로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바로 이런 세상을 향해 주님의 탄식입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43년 만에 수도원에 재 입회한 그 수사님,
사랑의 불, 말씀의 불, 믿음의 불, 성령의 불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삶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런 불과 더불어 우리는 정화되고, 온갖 짐과 죄도 저절로 벗어버리게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주님은 우리 영혼이 성령의 불로 환히 타오르게 하십니다.

 

 

 

 

 

둘째,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향해 달려가는 겁니다.

제가 방금 소개한 그 수사님은 43년 수도원 밖 삶이었지만 주님을 향해 꾸준히,
평생을 하루처럼 항구히 달려온 삶임에 분명합니다.

사는 동안 죽음과 같은 고통의 시간은 얼마나 많았겠는 지요.

그대로 살아있는 순교입니다.

그러나 그 수사님은 주님의 도움과 믿음으로 이 모든 난관을 돌파해왔습니다.
그대로 복음의 주님을 닮았습니다.

 

“내가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예수님이 평생 삶이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죽기까지,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신 삶이셨고
하느님은 영광의 부활로 응답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일상의 평범한 순교적 삶에 충실했던 그 수사님을
43년 만의 수도원 재 입회의 영광을 주셨고,
1독서에서 보다시피
예언직에 충실하다가 박해를 받아 사경에 처한 예레미야를 구해주셨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가운데 서른 명을 데리고 가서,
예레미야 예언자가 죽기 전에 그를 저수 동굴에서 꺼내어라.”

 

우리 역시 살아가는 도중 하느님이 보내주신 분들 덕분으로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지요.

달려야 할 길을 좌절함이 없이 꾸준히 달려갈 때,
함께하시는 주님은 그에게 필요한 모든 은총을 아낌없이 주십니다.

 

 

셋째, 우리 믿음의 영도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예수님은 생명과 사랑, 믿음과 희망의 원천입니다.

주님을 바라볼 때 살 힘을 얻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앞에 놓인 기쁨을 내다보시면서,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견디어 내시어
하느님의 어좌 오른 쪽에 앉으셨습니다.

바로 이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참 평화입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주님은 거짓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참 평화를 주러 오셨습니다.

분열이 궁극으로 지향하는바 참 평화입니다.

값싼 거짓 평화가 아니라
진리와 거짓, 빛과 어둠, 정의와 불의 등 온갖 창조적 분열을 통해 선사되는
값비싼 참 평화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요한복음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내가 평화를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요한14,27).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평생 물어야 하는 질문입니다.

 

1.온갖 짐과 죄를 벗어버리십시다.
성령의 불이 우리를 정화하고 온갖 짐과 죄를 벗어버리게 합니다.

 

2.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온갖 시련 중에도 좌절하지 않고 달려야 할 길을 항구히 달려갈 때
주님도 함께 하십니다.

 

3.우리 믿음의 영도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한 눈 팔지 않고 생명과 빛의 원천이신 주님만을 바라보며 살아갈 때
마침내 분열은 극복되고 선사되는 참 평화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영혼이 성령의 불, 사랑의 불로 타오르게 하시며
분열을 넘어 참 평화를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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