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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완전함은 버림으로써
작성자전삼용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19 조회수1,108 추천수9 반대(0) 신고
 



2013년 다해 연중 제20주간 월요일


<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너의 재산을 팔아라 >


복음: 마태 19,16-22





제자들의 발을 씻어줌


조토(Giotto) 작, (1302-1305),  파도바 아레나 경당


     < 완전함은 버림으로써 >

         

우리는 몸이 건강해지기 위해 잘 먹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병들이 너무 먹어서 생기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또 전에 옻오리를 먹었는데 옻독이 온 몸에 올라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겠으나 오리려 먹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요즘엔 효소단식이니, 간헐적 단식이니 등을 통해 몸을 깨끗이 하려고 하나봅니다.

 

부자청년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모든 계명들을 잘 지켜온 사람입니다. 그는 완전해지기를 원하고 예수님은 그러려면 계명을 지키라 하십니다. 그러나 동시에 계명을 지키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됨을 강조하시면서도 계명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을 비우는 길을 소개하고 계십니다.

 

무언가를 더 가져야 완전해 질 수 있다는 유혹은 태초에 아담과 하와 때부터 시작합니다. 뱀은 이렇게 유혹합니다.

네가 하느님처럼 완전해 지려거든 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열매를 따먹으렴!”

그러나 이렇게 자신을 채우는 일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었습니다. 하느님은 본래 벌거벗은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가 가장 완전하게 창조하셨는데, 우리는 겉치장을 하고 그 안을 탐욕이나 명예 등으로 채우며 우리 자신을 더럽히고 있는 것입니다.

 

성 도미니코의 생애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고 합니다. 도미니코가 살았던 12, 13세기 프랑스 남부에는 많은 이단들이 창궐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그 이단들을 물리치기 위해 수많은 사제와 수도자들을 파견하여 그들의 그릇된 교리에 맞섰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교회의 정통교리를 가르치고 있는 사제들의 말은 잘 듣지 않고 이단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단의 그릇된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이들의 삶은 가난했지만, 반면 이단에 반대하여 교회의 정통 가르침을 설교하던 이들은 말을 타고 시종들을 거느리고 다녔던 것입니다. 중세 때의 교회의 권위와 부는 하늘을 찔렀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 설교의 내용이 정통이든 이단이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들의 가난한 삶을 공감하는 가난한 이단들이 가르치는 것을 더 잘 흡수했던 것입니다.

그때 성 도미니코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삶의 증거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걸어서 돌아다니고 탁발로 생활하며 설교를 시작했고, 그런 정신을 지닌 수도회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비단 물질만이 아닙니다. 신학에 있어서도 성경이나 신학을 공부하면 더 완전해진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위대한 신학대전 집필을 마무리해 갈 무렵 하느님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쓴 신학대전의 내용이 다 지푸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더 이상 글을 쓰기를 원치 않아 신학대전은 미완성으로 남고 말았습니다. 하느님으로 채워지면 세상 것은, 그것이 비록 하느님을 위해 하는 일이건 지식이건 간에 다 쓰레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우리는 채움으로써가 아니라 비움으로써 완전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행위로도 충분하겠지만, 하늘나라에서 더 큰 사람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자꾸 자신이 가진 것을 버리고 자신을 비우라고 하십니다. 자신을 비우지 않고서는 그리스도를 따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제나 수도자들이 혼자 사는 것도 자신을 비우는 일입니다. 개신교에서는 이것에 대한 비판을 하지만 성서에서도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그 배우자 때문에 하느님께 소홀하게 된다고 나옵니다. 하늘나라를 위해 고자가 되라는 법은 없지만 하늘나라를 위해 고자가 되는 사람이 더 완전한 사람이라 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더 비웠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릇과 같습니다. 비워있을 때 쓸모가 있지 무언가로 차 있다면 쓸모가 없습니다. 우리를 쓸모없게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버려갑시다. 그래서 죄를 짓기 이전의 아담과 하와의 상태, 하느님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완전한 인간성을 회복해 나갑시다. 완전은 버려감으로써 완성됩니다.

 








 


 

 

  오산 성당 홈페이지: http://cafe.daum.net/ca-o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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