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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8월20일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8-20 조회수615 추천수6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8월20일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마태오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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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든 것’ ‘전부’라는 말은 우리가 비교적 자주 쓰는 표현 중에 하나다.
이 말들의 이면에는 강조하거나 호소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음을 안다.
“모두를 사랑해!” “모든 것을 걸었어.” “너는 나의 모든 것이야.” “전부를 잃었어.”

베드로는 다른 동료들을 대표해서 예수님께 말한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사실이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어쩌면 성령 체험이전에는 한 번도 모든 것을 버린 적이 없는 제자들이었다.
늘 의심과 갈등 속에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보여준 굵직한 배신과 불신들을 성서는 증언하고 있다.

착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모두’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모두’가 아닐 때가 대부분임을 인정해야 한다.
모두라는 말, 모든 것이라는 말, 전부라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신중함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강조하거나 호소하기 위해 이 말들을 사용하기에는 우리는 이미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하느님께 모두라는 말, 모든 것이라는 말, 전부라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 안에 숨겨진 자아의 그 어떤 욕망도 다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다는 확신이 전제되어야 할 지도 모른다.

모두를 건다던가 모든 것을 버린다는 말은 생명을 걸고 해야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신앙, 즉 그분의 성심을 따르려는 우리의 의지가 자신의 전 존재(全存在) 걸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분의 삶을 온전히 따른다고 말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모두를 너무 잘 아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선택해주셨다.
그러기에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늘 부족하고, 자기 자신조차도 어디로 튈지 모를 각자의 삶임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올바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희망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옳은 길을 선택하고자 하는 의지와 행동 그리고 기도가 있는 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제자들의 삶 역시 그러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모든 것을 내어드려야 할 그날,
적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고백이 가능한 우리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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